★☆☆☆☆(별점 1개)
영화 스토리는 매춘을 업으로 하는 범죄조직의 언더보스인 나현정(김혜수), 그 조직의 행동대장인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검사 최대식(이희준)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해당 범죄조직은 검사 최대식의 불법 성매매 영상을 녹화하여 최대식을 협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식은 임상훈을 이용해 나현정을 제거하고자 한다. 하지만 나현정의 뛰어난 무술실력(?)으로 온갖 위험을 극복하고 살아남는다. 한편, 나현정은 조직의 사장과의 관계에서 낳은 아들이 있었고 아들은 뒤늦게 나현정이 자신의 엄마임을 깨닫는다. 임상훈은 나현정을 제거하고자 하나 본래 자신은 나현정을 사랑했기에 결국 스스로의 죽음을 선택한다. 또한 최대식의 불법 성매매 영상은 언론에 공개되어 버린다.
필자는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러닝타임에 있어서 드라마보다 압박이 심한 영화에서는 불필요한 장면, 반복되는 장면이 적은 반면 스토리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하나의 장면도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삽입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영화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하에서는 이 개연성이라는 관점에서 본 영화를 자세히 보고자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나현정은 임상훈 및 부하들의 칼질에도 전혀 끄떡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유독가스를 뿌리고도 자신은 멀쩡하다. 이러한 장면을 관객들이 납득하기 위해서는 그렇기 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미스터 앤 미시즈스미스의 앤젤리나졸리처럼 특별한 직업을 가졌다든가, 혹은 복수할 대상이 있어 그를 제거하기 위해 열심히 무도를 연마하는 장면이 있다든가 하는 장면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본 영화에서는 나현정이 뛰어난 무술실력을 가졌다는 것을 납득 시킬 만한 장면이 부재하다. 단지 나현정의 본명이 나미옥이었으며, 전직업장이 카바레였다는 사실은 개연성이 너무나도 부재하다. 요약하면, 나현정의 무술실력은 현재에 있을법한 장면이 아니다.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은 임상훈일 것이다. 임상훈은 과거에 자신이 다쳤을 때 나현정이 자신의 배를 꿰매어 준 것을 계기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심지어 그녀를 사랑한 나머지 미옥이라는 이름을 자신의 배에 문신으로 새긴다. 그로부터 어떠한 이성의 유혹에도 빠지지 않고 그녀만을 사랑한다. 이 스토리가 개연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나현정이 자신을 꿰매어 줄 수 없는 대단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를 위해 특별히 꿰매어 주었다는 장면의 삽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부재하다. 또한 사랑이 빠지더라도 문신을 새길만큼 그 사랑이 커야 하는데 관객들은 그저 그의 사랑 스토리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사랑은 임상훈의 이성애뿐만 아니라 나현정의 모성애 또한 존재한다. 나현정은 조직의 보스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아들의 안위를 위해 칼을 맞으면서도 앞으로 전진한다. 물론 엄마의 사랑은 위대하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장면은 필자의 눈과 귀를 의심케 만들었다. 그 장면은 아직 나현정이 자신의 엄마라는 사실을 모르는 아들이 나현정에게 플러팅(?)을 하는 장면이다.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웃음을 지어야 하는가 울음을 지어야 하는가?
최대식 또한 이 영화에서 악역을 담당한다. 그 악행의 원인이 되는 것은 나현정이 자신의 불법 성매매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와 같은 나쁜 검사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CD 협박이 없었다면 이 영화 전체의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을 만큼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로부터 최대식과 임상훈의 만남이 전개되고, 또한 이로부터 나현정의 액션씬 또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후반부에서는 이 CD의 존재가 언론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검사가 실제 존재할 수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이 영화의 제목은 미옥이다. 즉 나현정의 옛 이름이다. 제목으로 비추어 볼 때 관객들은 미옥이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본 영화에서 미옥은 단지 무술을 잘하는 인물로만 묘사될 뿐 실제로 극을 전개하는 핵심은 최대식과 임상훈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다만 왜 그녀는 이름을 현정으로 바꾸었을까? 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그러한 설명이 있었더라도 이 영화의 전체적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