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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하늘 Sep 12. 2024

넌 왜 무지개가 좋아?

  무더운 여름의 열기를 잠시 식혀주기라도 하려는 듯, 세찬 소나기가 내리던 어느 날.


  세차게 내리던 소나기가 그치고 난 자리에 일곱 빛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올랐다.


  교실의 커다란 창문을 액자 삼아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무지개가 얼굴을 내밀자, 햇살반 어린이들이 창문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와! 저기 무지개다!”

  “어디? 어디? 나도 같이 보자!”

  “색깔 진짜 예쁘다! 난 무지개가 정말 좋아!”  


  도란도란 무지개에 대한 이야기꽃이 피어날 무렵,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던 무지개가 갑자기 사라졌다.


  “무지개가 사라졌어!”

  “방금까지 있었는데… 이상해. 갑자기 어디 갔지?”

  “집에 간 거 아니야? 우리도 어린이집에 있다가 집에 가잖아.”

  “잉, 좀 더 보고 싶었는데… 간다고 말이라도 해주고 가지… 너무 아쉬워.”


  햇살반 어린이들은 갑작스러운 무지개와의 이별로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은 채, 무지개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창가를 하염없이 서성였다.


  그리고 얼마 후, 긴 장마가 지나고 난 자리에 무지개가 다시 찾아왔다.


  “우와! 무지개다! 무지개가 다시 돌아왔어!”

  “무지개! 너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 엄청 보고 싶었다고. 진짜야!”


  햇살반 어린이들은 오랫동안 곁을 떠나 있던 친구를 만나듯 반가운 마음으로 무지개를 맞아주었다.


  한참 동안 무지개를 바라보던 다솔이가 교실 바닥에 비친 무지개 빛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그 무지개  빛 위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이것 봐! 여기 내 손 위에 무지개가 떠 있어!”   

  “우와! 우와! 진짜네. 다솔이 손에 무지개가 떴어!”


  한참을 다솔이 손에 머물러 있던 무지개는 지난번처럼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모습을 감췄다.


  “잉… 무지개가 집에 갔나 봐. 그래도 괜찮아! 이제 무지개가 우리 햇살반이 어딘지 알고 있는 것 같아! 집에 갔다가 우리 교실을 다시 찾아왔잖아!”


  다시 찾아온 무지개와의 이별이 지난번보단 덜 아팠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까?


  “그런데 다솔아! 넌 왜 무지개가 좋아?”

  “예쁜 색이 많아서! 무지개를 보면 기분이 좋아!”


  오늘도 무지개는 사라졌지만, 언젠가 다시 우리를 찾아 올 아름다운 무지개를 기대하며, 다솔이와 햇살반의 일상에는 일곱 빛깔 아름다운 무지개가 전해 준 따뜻함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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