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예’라고 말해버린 순간들

by 황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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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라는 말은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내 감정보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많은 순간,

내 속마음은 “싫어요”, “힘들어요”,

“지금은 못 하겠어요”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항상

“예…”였다.

그냥 그 말이 편했다.

그 말이면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고,

갈등도 생기지 않았다.

불편한 상황도, 억울한 일도

그저 한마디 “예”로 덮었다.

하지만 그 말들이 쌓이자

어느 순간 내가 사라지고 있었다.

상대는 고마워하지도 않고,

나는 계속 지치기만 하고,

내가 한 선택이 아닌데도

책임은 늘 내 몫이 됐다.

그 순간들,

나는 내 감정을 버리고

상대의 기대에 나를 맞추는 선택을 했던 거다.

그게 다정함이라고 착각했고,

성숙함이라고 믿었다.

이제는 안다.

모든 “예”가 배려는 아니라는 걸.

때론 “아니요”라고 말하는 게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앞으로는

‘예’라고 말하기 전에

한 번쯤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려 한다.

지나치지 않기 위해,

나를 잃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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