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by 황혜림
sunset-8516639_640.jpg



해야 한다는 말이

내 삶의 대부분이었다.


좋은 딸이어야 했고,

괜찮은 아내여야 했고,

부드러운 말투, 예의 바른 태도,

늘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다.

스스로 원한 것도 아닌데

나는 언제부터인가

‘해야만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안 하면 불안해서 했다.


놓고 싶어도, 포기하면 누가 실망할까봐

끝까지 붙들고 있었다.


일도, 관계도, 감정도

내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하니까’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밀어붙이며 살아왔다.

괜찮아, 이 정도쯤은 할 수 있어.


힘들어도 참아야지, 모두가 그렇게 사니까.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쌓여온 ‘해야만 하는 일’들이

내 마음의 공간을 전부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제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꼭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해야 하는 사람보다,

되고 싶은 나로 살아도 괜찮다고.

나는 지금,

‘해야만 하는 사람’에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이전 04화기대에 맞추는 삶은 너무 조용히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