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참 무겁다.
말로는 “괜찮아,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면서도
마음속에는 언제나 기준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기준을
늘 먼저 눈치채고 맞추려 애썼다.
칭찬받고 싶었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었고,
‘괜찮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그래서 기대에 맞췄다.
기대에 들기 위해 노력했고,
기대보다 더 잘해야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럴수록 마음 한구석이 서늘했다.
내가 잘해서 기뻤던 게 아니라,
실망시키지 않아서 안도했던 거니까.
그건 기쁨이 아니었다.
그건 내 존재를 지키기 위한,
조용한 긴장이었다.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일은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속에서는 나를 서서히 갉아먹는다.
조용히,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지만
사실은 아주 오래, 묵직하게 아프다.
이제는 그 기대를 내려놓으려고 한다.
누구의 기준도 아닌,
나의 삶을 살기로 한다.
나답게 사는 건
누구를 실망시키는 일이 아니라,
나를 지켜내는 일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