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닫고, 마음은 계속 무너졌다

by 황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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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싶었다.

정말 많이 힘들다고,

사실은 버거웠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하지 않게 됐다.

내가 힘들다고 하면

상대가 불편해질까 봐,

괜히 나만 예민해 보일까 봐,

그냥 조용히 입을 닫았다.

입을 닫으면

상황은 잠잠해진다.


다툼도 없고, 오해도 없다.


겉으론 평화롭지만,

그 고요한 틈 사이로

내 마음은 천천히 무너진다.

무너져도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나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익숙한 일처럼 참고,

습관처럼 넘기고,

그러다 문득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아, 많이 무너졌구나.


그때는 이미 늦어 있다.

회복보다

버텨야 한다는 감정이 더 앞선다.

그래서 또 입을 닫는다.


그리고 또 무너진다.

이제는 그 고리를 끊고 싶다.


말을 해도 된다고,

내 마음을 설명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해주고 싶다.

작은 말 한마디라도

나의 감정을 말로 꺼내는 연습.


그게 나를 지키는 첫 걸음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입은 닫고, 마음은 무너지는 대신

이제는,

내 마음을 꺼내고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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