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엄마와 나는 말이 줄었다.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이 많아질수록
상처도 함께 따라왔기 때문이다.
“엄마는 왜 내 말을 그렇게만 들어?”
“넌 왜 맨날 말끝이 그래?”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말 한 마디가 더 무거웠고,
더 쉽게 아팠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보다
차라리 참는 게 편했다.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척,
서로 괜찮은 척.
그런 시간들이
조금씩 쌓여
조금씩 거리를 만들었다.
어릴 땐
하고 싶은 말이 넘쳤다.
엄마에게 가장 먼저 말하고 싶었고,
가장 먼저 들어줬으면 했는데—
지금은
괜찮은데,
별일 아닌데,
그 말들 뒤에 숨어버린 마음이
사실은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진심이었다.
엄마도 그랬을까.
나를 이해시키기보다
그냥 다 받아주고,
말보다 한숨으로 마음을 덮고.
그랬을까.
사랑하는 마음이
오히려 말수를 줄인다.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그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서.
하고 싶은 말보다
참는 말이 많아졌던 시간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건 다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