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샥 컬렉션
팔이나 목에 걸리적 거리는게 달려 있는 걸 싫어했다.
움직임에 방해가 되었고 씻을때마다 벗어놓으면 잃어버리고 해서 몸에 일체의 악세사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투비행대대 생활에선 시계가 필요했다.
그것도 초침이 아닌 디지털 시계가 조종사들 사이에선 자주 쓰였다.
비행 나가기 전 브리핑에서 '타임핵'을 통해 각자의 시계를 같은 시간으로 맞췄다.
그때 산 시계가 카시오 프로트렉이다.
디지털 시계를 이미 오래전부터 만들어온 카시오의 명성에 등산을 위한 고도 측정까지 되는 모델이라 아껴서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런 시계를 손을 씻다 벗어두고 잃어버리고 말았다.
시기도 전투비행대대에서 다른 사무실로 발령이 날 무렵이어서 더이상 시계는 필요치 않았다.
아끼던 시계를 잃어버린 터라 손목에 무언가 차는 것을 그때부터 포기했다.
그리고 시간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스마트워치가 대세인 시대에 장점이라곤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하나 뿐인 디지털시계를 더이상 살 이유가 없었는데, 옛날에 찬 시계가 문득 생각이 나 카시오 홈페이지와 이베이, 아마존을 들락거렸다.
워낙 오래된 모델이기도 했고 정확한 모델명을 기억 못해 찾을 순 없었다.
하지만 예전보다 기능과 성능면에서 더 뛰어난 시계들이 나오고 있었다.
그때부터 홀린듯 지샥 모델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중국을 오가며 면세점 쇼핑이 잦아졌는데 그 영향도 컸다.
시중가 대비 약 40~50% 값으로 면세점에서 구매가 가능했으니 필요 없는 시계도 하나둘 늘어났다.
지금은 10개 정도가 모였다.
주로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느라 데일리로 착용하는 시계는 없지만 가끔 기분 전환용으로 하나 둘 쓰곤 한다.
이 시계가 진가를 발휘할 때는 장기간 전기 시설이 없는 곳에 머물 때이다.
캠핑이 주를 이루겠지만 요즘은 전기 사용이 가능한 캠핑장이 늘어났고 심지어는 대용량의 파워뱅크도 파는 시대가 되었으니 전기가 없는 상황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스마트워치는 더욱더 발전을 할것이고 배터리도 개선되어 충전을 안한 채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핸드폰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운동 측정을 위해 스마트워치를 항상 착용하는 시대에 전자시계는 앞으로 어느방향으로 발달을 하게될까?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하기에도 다른 고급시계들에 비해 포지션이 애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수집이되어버린 시계 사랑은 몇개를 더 사모아야 끝이 날거 같다.
오늘도 면세점 사이트를 기웃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