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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교는 논리적인가?

by 장산하

여러 교회를 탐방하고 계시는 한 사모님과의 만남에서, 설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모님께서 많은 교회의 설교를 들어보면서 가장 기초가 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눠주셨는데 제 마음에 큰 동의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설교가 논리적인가?’


사모님은 많은 교회를 탐방하고 설교를 들으면서 의외로 논리적이지 않은 설교가 아주 많다는 것에 놀라셨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목회자가 ‘나는 설교를 잘한다.’라고 착각합니다. 저도 제가 설교를 잘한다고 착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부교역자 때 설교를 하면 성도들이 은혜받았다고 이야기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자신의 설교 수준을 객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지금 부교역자로 섬기고 있는 곳은 이미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놓은 거야. 내 진짜 설교의 수준은 내가 개척했을 때 내 설교를 듣고 얼마나 사람들이 개척교회로 오게 되고, 얼마나 내 설교를 찾아 듣는가를 봐야 해. 그것이 내 설교의 수준이야.’

이렇게 제 설교의 수준을 객관화했고, 스스로 내린 그 평가가 맞아떨어졌습니다.


설교는 누군가 코칭해 주지 않으면 자신의 사고 안에 머물러있고 절대로 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많이 사용했던 방법은 전도사 시절, 설교를 잘하시는 목사님, 지도 교수님, 담임 목사님께 설교 크리틱을 부탁했던 것입니다. 또 제 아내에게 먼저 설교문을 보여주고 설교 비평을 부탁했을 때 굉장히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성도의 입장에서 아내가 설교문을 봐준다면, 목회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설교 전에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팀 켈러 목사님의 설교학과 목회를 배우신 노진준 목사님, 노진산 목사님, 김태권 목사님께서 섬기시는 ‘설교 코칭 미니스트리’(Preaching Coaching Ministries)도 제게 대단히 큰 설교의 발전을 주었습니다. 주일 날 할 설교를 미리 시연하고 목사님들이 직접 비평하고 코칭해주십니다. 미처 제가 보지 못했던 부분과 논리적이지 못했던 부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해석하다가 너무 비약적이거나, 알레고리적인 것들, 적용에 대한 고민 등 훨씬 풍성한 설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나중에 코칭해주시는 목사님들에게 들었는데, 이미 설교 시연하기 이전에 저희가 할 설교 본문을 주해하고, 분석하고, 저희 교회 유튜브까지 들어와서 설교 영상까지 보시고 ‘어떻게 하면 더 저희들의 설교를 도울 수 있을까?’라며 코칭을 준비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감동받았습니다.


그렇게 주일 설교를 하는데, 설교 전체가 단 한 문장으로 압축되고 정리가 되었습니다. 논지가 분명하게 정리된 것입니다. 설교 전체에서 논지에 불필요한 것들은 가지치기하고, 하고 나서도 스스로 정돈된 설교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먼저 확신을 가지고 설교하게 되었고, 제 자신이 가장 큰 은혜를 누렸습니다. 이것은 저 혼자 발전할 수 없는 영역이고, 코칭해 주신 목사님과 아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설교 코칭 미니스트리에서 질의응답 시간에 한 목사님께서 설교할 때 어떻게 설교문에 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한 코칭 목사님께서 자신은 소위 커닝 페이퍼를 만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설교문을 다 쓰고, 토요일 밤에 다시 A4용지 한 페이지에 설교 커닝 페이퍼를 만드는 것입니다. 즉 요약해서 자신이 알 수 있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적고 그것을 가지고 설교해 보는 것입니다. 저도 사실 설교문에 메이는 것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설교문에 제 이야기는 청중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성경을 주해하고, 강해설교 하는 부분은 설교문에 많이 의지했습니. 그러다 보니 청중의 집중력이 약화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A4용지 한 장에 설교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한 장이 아니라, 무려 세 장이 나왔지만 정말 효과는 좋았습니다. 커닝 페이퍼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설교문의 내용을 가지치기했습니다. 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성도들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훨씬 자유롭게 청중들의 눈을 바라보며 설교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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