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女

침범

by diletantism

얼떨결에 남겨진 나를 레오는 아무 말 없이 쳐다보다가 따라오라 손짓했다. 모두가 떠난 자리를 집사들이 정리하고 있었다. 레오와 내가 들어서자 다시 차를 꺼내왔다. 레오는 자리에 앉아 자리가 다시 마련되기까지 아무 말 없이 연기를 뿜어댔다.


레오는 수준급의 중국어를 자랑하며 불란서와 청나라의 공통점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살아온 족적을 설명하며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했다.


정리하자면 내용은 이러했다. 본인은 평범한 변호사 집안에서 자라, 엄격한 성공회 자녀로 자랐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보다 자신의 주체 못 할 야망에 세상으로 흘러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동인도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어 곧장 인도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배를 타고 항해를 하던 중, 생전 보다 못한 싸이클론을 만나 죽을 뻔하기도 하였으며 탈수증상으로 죽을 뻔하기도 하는 등, 몇 번의 죽음을 맞닥뜨리고서야 인도에 도착했으며, 그곳에서 자리를 잡으며 막대한 부를 본국에 안겨주었고, 그것으로 인하여 훈장을 받으러 돌아가 몇 달을 다시 지내며 상류층들과의 잦은 만남에서 지금의 아내, 자끌린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곧 누군가가 갑자기 찾아왔다고 했다.

영국에서 온 사업가라 했다.

말은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얼굴은 충분히 명확했다. 웃고 있었지만, 웃음은 내 살결을 벗기는 칼 같았다. 나는 두 팔로 자신을 감싸야했다. 마치 벌거벗겨진 기분이었다.


“오. 새것이 생겼네?”


“하하하하.”


“벌써 다 끝냈나?”


“그런 사이 아닐세.”


“곧?”


“하하하하. 아내의 친구야.”


“친구는 무슨... 택도 되지 않게 괜히 순하게 사는 청나라인 눈만 배려놓겠지.”


“내가 알 바겠나.”


“상당히 미인이야... 사교계 년들보다 더 눈이 가는군.”


“그래, 나도 깜짝 놀랐지.”


날카로운 침묵이 계속되었다. 레오와 그의 친구는 연신 연기를 뿜어내며 허공을 바라보거나 서로 속삭이듯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은 차가운 공기로써, 나를 휘감았다. 본능적으로 두 팔을 감고 몸을 웅크렸다.


정막을 깬 것은 자끌린의 등장이었다.


“오, 윌리엄.”


“반갑습니다. 부인.”


둘은 안으며 볼을 가볍게 부딪혔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붙잡은 거야. 레오.”


자끌린은 자리에 다시 착석하며 물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의 말은 차가웠다.


“내 직원인데, 궁금하잖아. 단지 그 이유일 뿐이야.”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마.”


“...”


레오는 중국어가 부족한 윌리엄과 나 사이에 통역을 자처했다. 긴 대화는 오고 갈 수 없었고, 단지, 넘지 못하는 선을 서로가 가로지르며 어색한 동행을 계속했다.


“당신은 정말 이쁩니다.”


윌리엄이 어눌한 중국어로 말했다.

그가 말하자 모두가 웃었다. 쓴웃음과 실소, 비웃음이 함께 했다.


나는 단지 그 자리에 앉아 있었을 뿐인데, 너무 많은 것을 빼앗겨 버렸다.


집에 돌아와 타오에게 말없이 안겼다. 그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바보 같으면서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타오!”


“응?”


“내가 없는 동안 뭐 했어?”


“그냥, 이것저것.”


“이것저것 뭐!”


“흐흐흐. 말 그대로야.”


“너 바보잖아.”


“그렇지.”


“... 재미없어.”


“흐흐흐. 그래? 어떻게 해야, 이렇게 이쁜 사람을 웃게 만들 수 있을까?”


“피....”


타오의 말 한마디에 생각과 고민이 사라졌다. 그런 그를 단지 안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 품 안에서 마저 나를 잃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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