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녀와 창녀
“자기, 요즘 재미는 좀 보고 있어?”
사모님이 연기를 뿜으며 물었다. 평소보다 다소 차분한 목소리로 자끌린 사모님은 말했다. 그녀는 계속 창밖만을 보고 있었다.
“사모님, 혹시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으셨나요?”
“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 셔서요.”
“너는 이 세상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
“구조요?”
“그래.”
“저는 사실.... 그게 무슨 말인지도....”
“후....”
연기를 깊게 내뱉으며 웃었다.
“너의 나라, 황제라 일컫는 자가 있잖아. 그리고 어린 너의 황제를 보살피는 진짜 하늘도 있고, 근데 그들이 왜 하늘이야? 그런 거 생각해 본 적 있어?”
“아니요....”
“그리고 그 하늘이라 일컫는 자들 밑에 또 신하들이 있잖아. 그리고 그 밑에 관료들이 또 있고.. 또 있고.... 그러다가 너 정도 되는 애들도 있고.... 그 밑에도 있고.... 그런 걸 구조라고 해.”
“아~ 역시! 사모님은 똑똑하셔요!”
“정말 내가 똑똑해 보여?”
“네! 그럼요! 저도 사모님처럼 되고 싶어요!”
나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녀에게 전달되었음 싶었다.
“레오보다?”
“네?”
“후후... 그건 아닌가 보네.... 슌신부가 미사 때 좋은 말 많이 하니?”
“네! 슌 신부님은 항상 솔선수범해야 하는 이유를 예수님의 거룩한 희생을 비유 삼아...”
“그 자가 마리아에 대해 뭐라고 하던?”
“동정녀 마리아요?”
“동정년지 뭔지 말이야.”
“뭐.... 예수를 잉태하신....”
“얘. 솔직히 그런 예수를 잉태해서 세상에 낳게 했으면, 그 엄마가 더 대단한 거 아니니?”
“아... 뭐 어찌 보면...”
“여성은 항상 바쳐진다.... 가만 보면 그게 마리아의 의사가 반영된 것도 아니잖아.”
“...”
“늘.... 이런 식이지....”
자끌린은 또다시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고 코와 입으로 내뱉었다.
“남자가 가장 사랑하고 증오하는 존재가 여자야.”
“아... 네.”
“자신을 존재하게 해 준 ‘자궁’을 빌려준 여인인 어머니는 지극히 거룩히 사랑하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와 유사한, 자신의 배우자는 평생을 증오하지. 꾸며진 허울 안에서 말이야. 근데 그건 직접적으로 드러날 때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지.”
“그게 뭔가요?”
“창녀들. 아까 말과 비슷해. 남자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들이지만, 가장 먼저 버려지는 것들이지. 심지어, 창녀들과 정부의 차이는 종속되나 자유롭냐 밖에 없을 뿐이야.”
“저에겐 아직 너무나... 어려운 말들인 거 같아요.... 근데 무엇을 전달하고 싶으신 지는 알 거 같아요...”
자끌린은 실소하며 덧붙였다.
“명심해. 우리는 이미 점령당했어. 언어로 말이야. 근데 말이야. 너 사랑하는 사람 있니?”
그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