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女 7화

동정과 연민의 가면으로 나를 소유하려 했던

by diletantism

7화 - 창문 너머


“세상은 이미 저 먼 곳까지 나아갔어! 베이징은 지금 많은 것이 변하고 있지!”


진은 손을 하늘 높게 펼쳐 올리며 세상이 그만큼 크다는 걸 말하고 싶어 했다.


“아 그래? 근데 나는 그런 걸 보지 못해서...”


나의 말에 그의 눈동자가 좌우로 빠르게 흔들렸다.

“그럼 나랑 갈래?”


“어? 뭘 말이야?”


“북경. 아니, 그보다 세상으로!”


“풋, 어떻게 가....”

“비밀하나 알려줄까? 겨울이 지나면 우리는 이곳을 떠나야 해.”


“왜?”


“슌신부님이 그러는데, 북경에서 다시 오라고 했나 봐.”


“그럼 여기는?”


“그건 모르지?”


“아, 그래?”


“그러니까, 너도 이제 세상을 볼 필요가 있어. 그러기 위해선 어느 정도 도움도 필요하겠지? 그거 알아?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겠다 선언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아무나 아는 것이 아니지!”


“오, 그런 것도 있구나... 근데 난....”


“천천히 생각해. 나도 이 길을 걷는데 많은 생각을 했었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지금 많이 남아있어! 천천히, 그리고 깊게 고민해.”


“알겠어.”

그의 배려에 따뜻함을 느꼈다. 이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고, 그는 본인이 살면서 보았던 북경의 여러 모습을 나에게 설명해주려 애썼다. 그런 모습이 참 재밌게 느껴졌다.


“허기지네.”

“그러게. 말을 많이 해서 그런가 봐.”


“너, 빵이란 걸 먹어본 적 있어?”


“그게 뭐야?”


“나도 여기에 들어와서 먹게 된 건데, 서양 사람들이 먹는 거래. 근데 좀 뭐랄까....”


“?”


“튀기지 않은 전병 맛?”


“에?”


“하하하하. 그런 맛이야.”


“오... 상상이 되지도 않는다.”


“따라와.”


상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녀석의 마음을 움직였다. 녀석은 나의 팔을 채곤 성당 뒤쪽으로 갔다. 그곳은 창고가 있는 곳이었다.

진은 주방에서 헝겊으로 덮힌 곳을 손으로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두 개 가지고 왔다. 그리고 하나를 주곤 먹어보라 했다.

어떻게 먹는지 몰라 진을 빤히 쳐다보니 그제서야 진은 알아차렸다는 듯이 그것을 반으로 찢고는 먹었다. 그리고 이것의 이름이 빵이라 말해줬다.

빵이라는 걸 처음 먹어봐서 신기했지만 생각보다 별 맛은 없었다. 오히려 씹으면 씹을수록 턱이 아파 물이 필요했다.

진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하여 물을 마시며 남은 빵을 먹어치웠다.


“너 하나님이 있다고 믿어?”


“어?”


“이제 너도 성당 다니잖아. 믿냐고.”


“잘 모르지.”


“근데 왜 다녀?”


“그냥 다니는 거야.”


“사실 나도 그래.”


“그게 무슨 말이야. 너는 하나님도 알고 예수님도 알아서 있는 거 아니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본 적도 없는데.”


“?. 본 사람이 신부가 될 수 있는 거 아니야?”


“크크크크... 누가 그래?”


“맨날 신부님이 설교 때 말씀하시잖아.”


“구라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딱 보면 알지.”


“그러니까 네가 슌신부님이 하나님을 봤는지 안 봤는지 어떻게 아냐고.”


“아 그런게 있어!”


진은 갑자기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맛있는거 먹으면서 소리 지르면 안돼.”


잔잔하게 대꾸를 하자 진이 머쓱해하며 진정했다. 그리고 본인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열변을 토했다.


“그 사람은... 그냥 뭐랄까... 이걸로 많은 것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일 뿐이야!”


“왜 그렇게 생각해?”


“너, 설교 때 그런 거 들은 거 있지? 뭐,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어라.”


“어. 그랬던 거 같아.”


“근데 이 빵 여기 사람들 먹는 거 본 적 있어?”


“아니? 나도 오늘 처음 먹어봤는데?”


“그러니깐, 이런 것도 꽁꽁 숨겨놓잖아.”


“그게 무슨 상관이야. 다 주기엔 모자르겠지.”


“바보야. 그게 아니지. 하나님 말씀으론, 아무리 적은 양으로라도 다 먹을 수 있도록 나누어야 되는 거야.”

“그게 그 만큼도 되지 않겠지.”


“.... 아니다. 됐다. 그만하자.”


“크크크. 삐졌니?”


“슌신부, 비밀하나 알려줄까?”


진이 진지한 표정으로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뭔데..?”


“따라와.”


진은 성당 뒤편에서도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딘가로 사라졌다가 사다리를 가져왔다.


“후우... 내가 먼저 올라갈게.”


“어딜...”


“쉿!”


진은 사다리를 조심히 옮겨 2층 창문 앞에 두었다. 그리고 조용히 올라갔다.

진이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 했다.

사다리에서 내려온 진이 입에 손가락을 대어 조용히 하라 하고는 올라가보라 했다. 그를 따라 사다리를 조심히 올랐다. 이윽고 창문에 고개를 보일 듯 말 듯 하고 창문을 통해 안을 보려 했다. 먼지와 약간의 햇빛에 안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떠 안을 보려 했다.

벌거 벗은 노파가 무릎을 꿇고 있었고 슌신부는 하의를 벗은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무엇을 하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너무 놀라 잠시 정지한 순간 노파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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