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女 8화

동정과 연민의 가면으로 나를 소유하려 했던

by diletantism

8화 - 무명(無名)의 심연


“어때? 믿음이 뭔지 알겠어?”

“.... 언제부터 저랬니?”


“모르지.”


‘여러분, 오늘따라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졸음에서 싸우고 계시군요. 오늘은 제가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예. 보통 예쁜 여성들이 지나가면 우리가 “와, 아름답다.”라고 하죠?’


‘근데,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못생겼지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하하. 저 일본 놈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죠? 여러분, 우린 지금 하나님 앞에서 믿음을 말하고 있죠?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성당에 오신 거 아니겠습니까? 믿음의 증명으로!’


‘믿음! 오로지 믿음! 그러면 사랑도 있고, 그렇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삶이 그렇진 않잖아요? 당장 성당 밖을 나가자 마자,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럴 때 우리의 믿음은 시험에 들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그런 것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제가 그래도 많은 공부와 고민을 한 자인데, 그런 말이 있습니다. 선과 악은 구분되어 질 수 있는가?’


‘선 없는 악이 있을 수 있을까요? 반대로는요? 하하하. 좀 무언가에 도통해 지셨나요? 우리는 사실 방금 이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네. 바로 이것이 삶이다. 라는 말로써 말이죠.’


‘삶은 슬픔과 즐거움이 공존합니다. 사실 이 세상은 서로 다른 대립이 결국 합쳐진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생길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악이 이길 수도 있지 않냐고 말입니다.’


‘네.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성당을 나오고 하나님을 믿냐고요? 부족하니까, 선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선하게 살려고 노력할려고.’

‘우리 모두가 못생겼지만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사실 언어적으로 이러한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지만, 우리는 체험적으로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무엇이든지 포기하지 마시고, 아울러 시험에 들더라도 포기 마십시오. 그것은 삶이 맞습니다. 고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슌 신부가 했던 말을 곱씹으며 니니의 집 앞을 서성거렸다.


“단 것 좀 줄까?”


“...”


“허. 대답은 해야지.”


“네.”


“그래. 우리 들어가자.”

니니는 곧 바로 주방에 들어가 다과와 차를 준비해 왔다.


“너도 참 대단하다. 그 꼴을 보고도 이렇게 찾아오고 싶던?”


“....”


“참나, 또 대답 안 하네. 너 혹시 그 일본인 좋아하냐?”


“아니이!!!”


“그럼 왜 그래? 너도 알 거 다 알면서.”


“뭘 알아!”


“웃기지 마. 그러니까 이렇게 찾아 온 거 아니야.”


“그냥, 허기져서 온 거거든?!”


....


“잘 가라!”


니니는 대답하지 않는 내 모습에도 인사로 보내주었다.

집 앞에서 커제 영감을 보았다.


“어? 커제 할아버지?”


“어? 오. 어. 그래.”


커제는 무언가에 쫓기듯 부리나케 사라졌다.

집에 들어서자 할머니가 웬 자루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할머니. 뭐해?”


자루 안에는 은이 있었다.


“이게 뭐야?”


“....”


“이게 뭐냐구? 누가 준건데?”


“....”


“하아....”


“우리 집에서 준거야....”


깜짝 놀라 앞을 보니 양구이란이 보였다.


“이거, 우리 아빠가 너 데리고 오라고 네 할머니한테 준 거야...”


“할머니? 들어가 있어. 나 얘랑 말 좀 할게?”


또 어디에서 술을 진탕 먹고 눈이 풀린 양구이란의 모습은 끔찍했다.


“가져가.... 이런 거 필요 없어.”


“너는 필요 없겠지. 네 할미는 필요하고.”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지 말고. 좀 가라고!”


양구이란은 내 몸을 더듬으며 다가왔다.


“이제 그만 좀 해라! 편하게 해준다고! 네가 원하는 거 다 해주고!”


“넌 아직도 뭘 몰라. 뭐 다 해줘? 뭘 다 해주는데?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건 니가 내 앞에서 꺼지는 거야.”

“뭐? 꺼져? 꺼져?”


흥분을 주체 못 한 녀석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그리고 쓰러진 나를 밟으며 말했다.

“너보다 이쁜 년들도 내 바짓가랑이 붙잡고 같이 살아달라고 애걸복걸하는데, 너는 가진 것도 없으면서 니가 뭔데 이렇게 구는 거야? 도대체 이유가 뭐야? 들어나 보자. 네 아비는 상소문 올렸다. 사지가 찢기고, 네 어미는 능욕당해 뛰어내리고. 너는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나서 성격도 그렇게 섞인 거냐?”

마음 속 무언가가 끊어졌다.

화단의 돌을 들어 녀석의 발을 내려쳤다. 그리고 고꾸라진 녀석의 머리통을 내려쳤다. 처음에는 “윽.” 거리는 소리를 냈지만, 두어번 내리치자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아니, 내지 못했다.

손이 너무 아파 떨렸다.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다.

피범벅이 된 내 손을 잡고 물을 담아 놓은 양동이로 갔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 손과 피 묻은 얼굴을 씻겨주었다.


“할머니, 나 잠깐 갔다 올게.”


“어디 가려고....”


“처리해야지...”


“....”


타오의 집으로 뛰어갔다.

타오가 자고 있는지 그의 방에 불이 꺼져 있었다.

주변에 돌멩이를 들어 방 문에 던져댔다. 얼만큼 던졌을까, 타오가 눈을 비비며 문을 열고 나왔다.


“누구..?!”


눈이 마주치자 타오는 곧장 집을 나왔다.


“이 밤에 무슨 일이야?”


“나 좀 도와줘.”


“어? 뭘?”


“우리 집으로 가자.”


타오의 손을 잡고 냅다 집으로 뛰었다. 타오는 묻지 않았다.


“..... 이게 뭐야...?”


“도와주게....”


“아니, 이게 누구냐고요.”


“양구이란일세.”


“천 있나요? 그것도 아주 많이요.”


“이불이 꽤 많네. 그걸로 안되겠는가.”


“아, 그거면 괜찮을 거 같네요. 그리고 돼지 잡는 칼 있나요?”


“그건 없네.”


“그것만 집에서 가지고 올 테니 기다려요. 그리고 이불 다 가지고 나와요.”


집을 나간 타오가 혹시 다른데로 갈까 싶어 집으로 돌아가는 그를 계속 쳐다보았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 점점 사라졌다.

타오가 시킨대로 집에 이불이란 이불은 다 가지고 나와 바닥에 몇 개를 깔고 양구이란을 위에 눕혔다.

인기척이 들어 문을 보니 타오가 와 있었다.

그는 자루를 놓으며 여러 도구들을 펼쳐놓고선 바닥을 쳐다보았다.


“그래도 다행히 바닥에 피가 그렇게 흥건하진 않네.”


“....”

“내 말 잘 들어. 목을 따서 피를 뺄거야. 이불을 찢어서 솜을 쑤셔넣어 안 그럼 바닥에 피가 계속 흐를거야.”

“응....”


타오가 목을 작은 칼로 베자, 피가 터져다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피가 흐르자 솜을 계속 쑤셔서 솜이 피가 먹도록 했다.

핏기가 빠지자 녀석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타오는 피를 어느 정도 뺐다고 생각했는지, 큰 칼을 꺼내 목을 내려쳤다. 그리고 팔을 내려치고 다리를 내려쳤다.

한동안 썰고 흐르는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나머지 몸통만 남았을 때 타오는 입을 뗐다.


“내장과 분리해야 돼. 안 그럼 묻던지, 뭘 하던지 들키게 될거야.”


그가 하는 일에 토 달지 않았다. 오로지 그가 시키는 대로만 했다.

모든 해체가 끝나고 타오가 말했다.


“친척이 개장사를 해요. 좀 모자란 사람이라 가끔 제가 밥을 주거든요. 이건 제가 처리할게요. 두 사람은 여기 정리하시고 썼던 것들은 모두 불태우세요.”


그리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들고 온 도구만 다시 가져가려 할 뿐이었다.


“타오!”


무릎 꿇으며 타오의 다리를 붙잡았다.


“이러면 안될 거 같아. 우리 북경으로 가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美女 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