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작가는 지금 폭풍의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심지어 2번째 감금생활이다. 2021년 8개월 중 1달을 격리에 쓰고 있는 자신이 제법 웃기다.
망할 코로나를 탓해보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밀접접촉자임에도 불구하고 늘 음성이 나오는 기적에 감사하며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기깔나게 이 생활을 즐겨보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알람을 지웠다. 평균적인 작가의 수면시간은 약 5-6시간. 잠 욕심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밤에 잠을 들지 못하게 잔업을 하고, 아침엔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일 준비를 하느라 꽤나 잠이 줄었다. 소위 말하는 잠죽자(잠은 죽어서 자자!) 그게 바로 나였는데, 알람을 지우고 맘껏 잠을 자보기 시작했다. 때론 새벽 5시에 기상을 하고, 이 글을 쓰는 당일에는 오후 12시가 넘어서 겨우 일어났다.
그다음 쿠팡과 비 마트 배달을 시켰다. 격리 1회 차 때는 우왕좌왕하느라 제대로 끼니를 안 챙기고 배달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해 먹기로 정하고 식재료를 구매했다. 과일, 요구르트, 고기, 야채, 김치 등등 집에만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전쟁이라도 난 듯 음식을 시켰다. 집에만 있다 보니 입은 심심해지고 쿠팡만 들여다보게 되어서.. 조금 과하다 싶게 샀다. 다 처리가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제일 큰 변화는 어쩔 수 없지(=어쩌라고) 마인드가 장착되었다. 일 관련하여 연락을 할 때에 담당자가 불가능한 걸 재촉하면 ‘격리 중인데 어쩌라고’, 노트북이 조금 먹통이 나도 ‘지금 고칠 수도 없는데 어쩔 수 없지’ 등등 아주 그냥 <물은 물이요 망한 건 망한 거다>라는 마인드가 장착이 되었다.
모든 일상이 틀어지는 과정에서 탓할 대상이 있는 게 참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디 작가는 프리랜서다 보니 갑을 관계에서 을을 맡아왔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 일이 틀어지는걸 굉장히 불안해했다. 하지만 지금은 웃기게도 코로나, 격리라는 이름이 나의 방어막이 되어주니 나를 탓하지 않고 괜한 불안감을 떨쳐내려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철저한 을 프리랜서가 되겠지만, 또다시 분주하게 일에 미치겠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이 마음의 평화를 조금은 누려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