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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공사 Jan 02. 2022

1월 1일과 1월 2일의 차이


2022/01/01 (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자정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초를 불고, 소원을 빌고, 가장 희망적이고 이상적인 곡을 듣는다. 무언가 분명히 떠나보낸 기분, 또 무언가 새롭게 시작되는 기분이 썩 신비롭다. 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구질구질하게 굴고 싶고, 또 조금은 반가운 이 기분. '올해는 조금 더... 올해는 새롭게... '  다짐들이 넘쳐나는 시즌. 


매년 초 헬스장엔 사람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다이어리를 사고 1월을 겨우 쓰고 2월부터는 백지로 내년을 기다리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모두 작가의 경험담이다.) 당연히 연초에 새워놓은 계획을 모두 다 이루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나에게 해당되지 않기를 , 또 나의 새로운 한 해가 지루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 계획을 기준보다 조금 더 높게 새울뿐이다. 작가도 이번 해에 목표를 새울 때에 그런 마음으로 욕심을 내었다. 


처음 보는 나이로 불리는 일. 나이를 드는 것도 벌써 몇십 번을 거쳤으면 익숙해질 법 한데 하나도 익숙하지 않은 일. 1월에 누군가 나이를 물으면 한 살 어리게 대답할 때가 있다. 그건 어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한 살 더 먹은 나이를 실감하지 못해서, 스스로가 낯설어서였다. 


2022/01/02 (일)

마법사가 손을 튕기면 마법의 세계로 가 듯, 순식간에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지 2일 차. 생각보다 별게 없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새로운 다짐을 하고, 해를 봐도 내 일상은 평소와 같이 일괄되게 돌아간다.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새로운 얼굴을 갖는 것도 아닌 그대로의 세계. 


평소와 다름없이 침대에서 일어나고, 커피를 마시고, 아점을 차리는 일. 아, 조금 다른 일이라면 일요일이라 업무가 없다는 정도일 것이다. 오후쯤 가만히 소파에 앉아 멍을 때리는 일반적인 휴일. 마법에 적응을 한 건지, 아니면 이게 마법이 아닌 건지 헷갈릴 정도로 달라진 게 없는 느낌. 


아마 이 감정은 19살에서 20살로 넘어갈 때에 극도로 많이 느꼈으리라. 성인이 되면 무언가 재밌는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하고, 또 별것 없음에 실망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나를 법적 어른으로 만들고 내년을 향해 달려간다. 우리는 이 과정을 매해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닐까?  터무니없는 기대감이 점점 싱숭생숭해지고 실망으로 바뀌는 일. 


하지만 우린 실망을 하기엔 아직 2일밖에 되지 않았다. 365일 중 딱 2일. 앞으로 363일은 그 실망을 미룰 수 있을 테다. 그리고, 이 감정을 뿌듯함으로 성취로 바꿀 수도 있을 테다. 올해의 마지막까진 조금 더 콩깍지 낀 마음으로, 내 모습을 기대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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