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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일기 Aug 06. 2021

이상한 사무실 기운

집에서 나와 출근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는데, 막상 나오니

며칠간의 휴가를 마치고, 간신히 출근을 하였다. 사실 마음 같아선 어떤 이유를 대더라고 하루만 하루만 해서 며칠을 더 쉬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컸지만, 이런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고 출근을 하였다.

직장생활 23년 차 되면, 이젠 출근이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며칠 쉬고 나면 어쩐지 사무실 나오는 게 더더욱 힘들어진다.

멍한 기분으로 출근을 하여, 업무를 챙기고, 정신을 모아서 매시간을 집중하려고 애들 썼다. 그런데 기이하게 시간이 갈수록 표정도 편안해지고, 머리 맑음도 점점 나아지더니, 급기야 나도 모를 기운이 샘솟는 것 같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집에서 그렇게 아프고, 힘들어서 분명 출근하기가 힘든 날도 간신히 사무실 나오면 어쩌면 그렇게도 몸이 잘 적응을 하는지 언제 아펐냐는 식이다.

어디서 나도 모를 기운이 샘솟는다고나 할까?

단지 기분 탓일까? 이런 기분은 왜 일까?

분명 밖에서 이곳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힘들고 답답한 곳인데, 막상 이곳에 오면 한편으로 편안함과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과 그에 따른 취해야 할 행동도 보인다.

왜이지? 이런 모습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어떤 마법이 사회적인 나의 모습이 딱하니 자리 잡고, 표정과 말투까지 변화시키는 건지 잘은 모르겠다

'하긴 이런 몸상태와 정신상태가 유지되니, 이제껏 오랜 시간을 사회생활을 해왔겠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직장 초창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날도 있고, 너무도 힘들어서 며칠 씩 악몽에 시달린 적도 있었으나, 그러면서 단단해지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곳에서도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인생의 절반을, 나의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시간, 나에게뿐 아니라 사회적인 면에서도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나의 뒤를 보고 따라오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까지 갖게 된다.

이렇게 출근하기 힘든 날이나,  오늘 하루도 잘 살아준 나에게 감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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