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래서 그렇게
-‘변신’ 소고(小考)
아침이었다.
눈은 떴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었다.
방문 너머에서
가족들이 지각한다고
나를 불렀다.
소리를 질렀지만
파열음만 나왔다.
회사에 가려고
일어나려 했는데,
기다가 미끄러지고
가구 모서리에 부딪혔다.
일을 해야 먹여 살리는데,
지금,
이건 내가 원한 건가.
왜 이리 고요한가.
그러니까,
쉬고 싶었다.
사람일 때 벌레처럼 일하고,
벌레가 돼서야
얻어진 버려진 정적
그건 멈춰도 괜찮다는 것
그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문은 나를 열지 않았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할 때
나는
나에게조차 잃어버린 존재였다.
쓸모로 존재했고
존재로는 쓸모없었다.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그건 내 안의 목소리인가
쓸모없는 자를 향한
돌팔매인가.
그건,
사라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뜻일까.
아니면,
더 이상 존재하고 싶지 않다는
내 쪽의 신호일까.
아무도 부르지 않았고
아무도 날 부르지 않은 지금,
죽이지 않았지만
살리지도 않아
지상에서 없어지는 중이다.
이미 내가 아닌 나를
비워내야 했다.
그리고
그래서
그렇게…
『변신』을 읽고 나니 마음이 진공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레고르가 벌레가 된 것은, 어쩌면 건강했던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거나, 병을 얻어 병자가 되는 상황의 은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돈벌이가 가능한 몸일 때는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인간적인 대우는 받지 못합니다. 반대로 생계 수단이 되지 못하는 순간, 그는 해충과 다를 바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비로소 인간적인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부조리한 일인가요. 가족이라는 게 이토록 냉혹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것은 가족만의 문제일까요.
아무도 죽이지 않았지만 아무도 살리지도 않은 채, 한 존재는 서늘하게 사라져갑니다. 그레고르는 끝내 죽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는 채 그와 닮아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그레고르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쓸쓸하고 서글픈 기록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그래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