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르
햇살을 말리는 바람이
나뭇잎을 헤집고 지나간다
바람의 오래된 이야기가
나뭇잎을 물들인다
꽃의 햇살 같은 고치 안에서
노랑나비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더듬이로 바람을 가르며
짝을 찾아 허공에 몸을 실을 때
꽃잎이 파르르
눈웃음을 짓는다
날아간 나비가 다시 내려앉고
꽃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비는 기다림 끝에야 날 수 있고, 꽃은 기다림 속에서야 입을 엽니다. 누군가를 조용히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피어나는 작고 따뜻한 응답, 바람 한 줄기에 ‘파르르’ 떨리는 꽃잎처럼, 말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담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