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
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 헬린 옥슨버리 그림, 티머시 냅맨 글, 이상희 옮김, 시공주니어
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
이: 이리저리 공놀이하고 있는데
제: 제방 쪽에서 자장가 소리가 들렸어요
우: 우리는 조심조심 숲을 지나
리: 리듬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다가
가: 가만히 귀를 기울였어요
꿈: 꿈꾸듯 졸린 얼굴로
꿀: 꿀 같은 잠을 자는 아기 늑대들
시: 시간은 꿈나라에 들 때
간: 간만의 자장가 소리에 잠이 솔솔
자장가가 숲을 지나올 때
아이들 중에는 잠자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집도 딸아이가 그랬지요. 늦게까지 잠을 미루며 일을 꾸미다가도, 막상 잠자리에 들어서면 대여섯 권의 책을 쌓아놓고 읽어달라고 떼를 쓰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버티다 잠에 빠지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깊이 잠들었지요. 그 버릇은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하여, 오랜 시간 이런저런 방법을 쓰다가도 일단 잠이 들면 죽은 듯이 깊이 잠에 빠져듭니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남매도 잠자리와 관련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앨리스와 잭이 풀밭에서 놀다 자장가 소리에 이끌려 숲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잠들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장치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잠을 미루고 싶어 하는 잭은 무서운 늑대일지도 모른다며 겁을 먹지요. 누나는 달래며 끝까지 함께 나아가고, 마침내 엄마 늑대가 아기 늑대를 품에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을 발견합니다. “아이들이 꿈꾸러 가고/ 하늘의 별들은 노래하고/ 자장자장 엄마 품에/ 새근새근 잠들어라”는 자장가는 한 편의 시처럼 잔잔합니다.
무섭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호기심을 따라가고, 결국 잠자리에 들 시간임을 스스로 깨닫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합니다. 아기 늑대가 엄마 품에서 잠드는 장면을 본 뒤 두 남매도 자연스레 집으로 돌아와 이불 속에 파고드는 모습은 잠자리 그림책의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부드러운 선과 따뜻한 색감, 아이들을 향한 섬세한 관찰력이 담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난 아이 역시 잠을 청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