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을 떠돈다
어둠 속을 떠돈다
별이 폭발하듯
사람들의 가슴 또한
불꽃처럼 터져 허공을 가른다.
허공의 빛은 태곳적으로 가라앉고
이글거리는 어둠으로 흐르는 건
산산이 흩어진 빛의 파편들
그 잔재로 생명이 태어나고
태어난 생명에서 빚어진 우리가
별의 자식임을 증언하듯
한순간 성내고 한순간 흘러가며
다시 어둠 속으로 되돌아간다.
돌고 도는 우주적 질서
팽창하듯 수축하듯
결국은 침묵 속으로 돌아눕고
날마다 죽고 태어난 별에서
생명이 움트듯
나는 어떤 별의 흩어진 씨앗이기에
격하게 타오르는 불꽃이고자 하는가
별은 거대한 강물로 흐르는데
흐르고 흐르는 강물에
오늘 어떤 인연으로 지나가다가
머물던 흔적마저 지우고 지우면서
허공의 그림자로 어둠 속을 떠도는가
최근에 읽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인간은 별의 자식이다”라는 말이 깊게 남았다.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가 별의 폭발 잔재라는 사실, 그로부터 인간의 존재가 비롯되었다는 생각은 나를 오래 붙잡았다. 그렇다면 나 역시 저 우주적 질서와 궤를 같이하는 존재일 것이다. 지금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이 격렬한 감정도 별의 폭발과 다르지 않으리라. 그 생각에 마음을 가라앉히며 글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