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로의 회귀
난 주로 자극적인 대상을 좇았고, 지금도 그렇다. 자극적인 음식, 자극적인 음료, 자극적인 사람, 자극적인 영화나 드라마, 자극적인 컨텐츠. 그렇게 자극적인 것들로 내 삶이 채워진다. 그들은 수렁이 되고, 늪이 되어 내 발목을 잡아끌어 나를 잠식시키고, 종국에는 삼켜 버린다.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우리는 탈감작화된다. 자극에 대한 역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더욱 자극적인 것, 더욱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
나중에는 내가 가진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한다. 그것에 매몰되고 그것에 기준점을 두어 현재의 행복을 유예시킨다.
심심한 것들이 결코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이 아니다. 이미 충분하다. 다만 우리가 얼만큼이 충분한지를 모르는 것일 뿐이다. 패스트푸드가 아닌 나물, 콜라가 아닌 물, 폭력적 컨텐츠가 아닌 책. 이들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할 것이다. 나는 디톡스가 필요하다.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이전에 놀이터에서 뛰어놀기만 해도 즐겁고 행복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와 동시에 역치를 낮춰야겠다,라는 다짐이 중첩되어 만들어진다. 말초적이라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할 것이다. 그런 습관을 만들고, 타성이 굳어지게 할 것이다. 순수로 회귀하는 것이다.
자극에 대한 느낌, 그 감상을 느낀다. 감상에 대한 폭은 넓히고, 역치는 줄인다.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이 그 첫 발자국은 아니다. 그동안에도 계속 시도해 왔다. 뒤를 돌아보면 수많은 발자국들이 보인다. 중간에 경로를 이탈한 발자국들도 꽤 많이 눈에 띈다. 난 올바른 쪽으로 몸을 틀어 방향을 다시 설정하고, 앞을 보며 또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각을 글로 정리하여 적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