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기다리며

가을

by 롤로로

마치 보이지 않는 실로서 연결해 놓은 듯
하나같이 아래를 향하고 있는 얼굴들.
어쩌면 당연하듯 네모난 기계에 꽂힌 그들의 시선.

그들 중 유일하게 내 주의를 가져가는 한 명의 반골.
원래 그렇게 되기로 한 방향에 거스르고 있는 그의 시선.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제서야 보이는 하늘.

하늘에 미혹된 것을 눈치챈 후
무한에 견줄 찰나에 나를 쓸어가는 바람.
그것은 단일적 감각에서 다각적 감각으로 변하는 과정.

감각은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중간 매개체.
그렇게, 매년 그러했듯
새로운 계절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온몸의 감각들.

이제 더 이상 나를 구애하지 않는 버스 도착 시간.
이제 더욱이 나를 구애하는 가을 도착 소식.
그렇게 가을이란 계절에게서 씌워지는 굴레.

이제는 알 필요가 없어진 도착 소식들.
버스 도착 소식 그리고 가을 도착 소식.
그래서 더더욱 볼 필요가 없어진 모난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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