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용카드사에서 "신용카드 결제 금액이 ₩65,605원이 부족합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는 신용카드 결제 계좌에 늘 여유자금을 남겨 놓았지만 이번 달엔 부족분이 발생했다. 즉시 해당 금액을 입금시킨 후, 돈이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현대를 살았던 길거리 철학자, 에릭 호퍼는 평생을 길에서 노동하며 사색한 미국의 사회철학자다. 그는 자신의 저서 '길 위의 철학자'에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상표를 만들어낸 사람은 악의 본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인간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돈은 국문 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줄곧 돈이라 표기되었고, 어원의 변화가 없었다. 돈은 돈다는 동사에서 유래하였으며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돌아다닌다는 뜻이다.
돈에 대한 속담은 여럿 있다.
속담에는 돈의 위력을 강조하여 말하면서도 못마땅하게 여기는 반응을 나타낸다.
돈이 양반, 돈이 장사, 돈이 제갈량이라고 하며 돈의 힘이 크다고 한다. 돈이 없을 때, 돈에 대해 말을 많이 한다. 돈 없으면 적막강산이요, 돈 있으면 금수강산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돈이 반드시 필요하다. 돈이 많다고 행복하지는 않지만 돈이 없으면 생활의 불편을 겪게 되고 심하면 인간의 기본 요구, 식욕마저 충족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될 수 있다.
1930년 미국 뉴욕의 한 법정, 빵 한 덩어리를 훔친 죄로 한 노인이 재판을 받았다. 판사는 노인에게 물었다 "왜 훔쳤습니까?" "나이가 많아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사흘을 굶었습니다. 배가 고팠습니다." 잠시 후 판사는 판결을 내렸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예외가 없습니다. 당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그리고 저와 법정에 안전 방청객에게도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 노인이 빵을 훔친 것은 오로지 이 노인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살기 위해 빵을 훔쳐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노인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내버려 둔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1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동시에 이 법정에 앉아 있는 여러 시민들에게도 50센트의 벌금형에 동참해 주실 것을 권고합니다."
판사는 가장 먼저 모자에 10달러를 넣었고, 시민들은 벌금형에 동참했다. 노인은 10달러로 벌금을 내고 남은 47달러 50센트를 손에 쥐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법정을 떠났다.
손수 벌금형을 자처했던 이 판사는 피오렐로 라과디아다. 그는 미국의 법조인이자 정치인이었으며 1934년부터 1945년까지 3기에 걸쳐 뉴욕 시장을 하였다. 그는 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에도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을 위해 자신이 앞장섰다. 뉴욕에는 라과디아 공항이 있다. 이 공항의 이름은 라과디아 판사를 기리는 뜻에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돈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음과 같은 명언이 있다.
돈을 벌어야 할 정당한 일이 있다면 채찍을 잡는 마부가 되어도 괜찮다. (공자)
돈 생각을 펼쳐내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이디스 워튼)
돈에 관해 지식을 교육시키는 가장 좋은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부모가 돈이 없는 것이다. (캐서린 화이트혼)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인생 역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 돈이 충분하지 않으면 인생의 가능성 중 절반은 닫혀 버린다. (서머셋 몸)
현대인에게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더니 나라나 계층에 관계없이 돈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돈과 행복은 관계가 없다고 믿고 싶어 한다.
과연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돈과 행복의 관계에 대한 대부분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애매한 결론을 내렸다.
"부유한 사람들이 평균적인 수준의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증거는 없다. 부(富)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난은 불행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결론은 부자라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대중적인 정서를 배반하지 않으려는 표현이다. 다르게 말하면, 경제적으로 평균 수준 이하의 사람들에게 돈은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고 중간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돈은 행복과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가난은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불행에질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돈이 많아서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열심히 모은 돈을 잘 써야만 행복하다고 한다. 또한 돈이란 성경말씀과 같이 탐욕을 부리면 불행해진다는 구절을 늘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부자는 돈에 대한 가치 기준이 매우 높고 빈자는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고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천박하다고 한다. 나는 부자도 아니고 빈자도 아니다. 하지만 돈의 가치에 대해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