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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만식 Jul 10. 2023

아미시(Amish) 공동체와 람다스

나는 요즘 신문과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다. 뉴스가 궁금해도 인터넷을 검색하지 않는다. "현대인은 검색을 잘 하지만 사색을 하지 않는다."   친구의 말과 반대로 하고 있다.


오랜 세월, 직장을 다니면서 신문을 열심히 읽었다. 신문이 유익하만 좋지 않은 기사가 넘칠 때엔 기분이 우울하고 하루의 출발산뜻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신문을 읽지 않을  없었다. 얼마 전에는 뉴스, 영화와 스포츠 TV 채널을 즐겨 보았다.

1990년, 시카고 지점에서 근무할 당시, 미시간주 콜론시(市)에 있는 '아미시(Amish)' 공동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아미시는 17세기 스위스에서 시작된 침례교회의 한 종파를 가리킨다. 아미시 공동체 주민은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고 다닌다. 여자들은 보닛(턱 끈을 매는 모자)을 쓰고, 남자들은 검은 복장에 구레나룻을 길렀다. 빵은 화덕에 굽고, 천연성분 비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지금도 18세기 농경생활을 고집한 채, 집단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현재 아미시 공동체는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도시에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인생관이 의미가 있으나 현대 문명을 거부하면 생활이 불편하여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을 보는 순간 선입견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주민들은 미소를 짓고 행복해 보였으며, 마치 수행하는 성직자 같았다. 그때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 그다음 해에는 인디애나주 아미시 공동체를 찾아갔다.

얼마 전, 람다스 명상가의 생활 규칙을 읽어 보았다.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이 규칙을 현재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람다스는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였으나 이름도 인도식으로 개명하고, 명상 수행자가 되었다. 람다스가 쓴 생활 규칙은 종교의 관념적인 생활 규칙과는 다르고 현대인이 지켜야 할 생활 규칙이다.


[람다스 생활 규칙]


1. 하루에 한 시간씩 조용히 앉아 있는 습관을 들여라.


2. 푹신한 침대가 아닌 딱딱한 바닥에 잠을 자라.


3. 이런저런 생각 끝에 잠들지 말고 조용히 명상하면서 잠들도록 하라.


4. 간소하게 먹고 간편하게 입어라.


5. 사람들 하고는 가급적 일찍 헤어지고 그 대신 자연과 친해라.


6. 신문과 텔레비전을 멀리하라. 


7. 무슨 일이나 최선을 다하라. 그러나 그 결과에는 집착하지 말라.


8. 풀과 벌레들처럼 언제가 우리도 죽을 것이다. 사람다운 삶을 살아야, 죽음 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라.


이 규칙은 6세기경에 썼다는 성 베네딕도의 공동생활 규칙과 비슷하나 성직자가 아닌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따라 할 수 있는 규칙이다.

이 규칙을 따라 하면서 서서히 어떤 변화를 느꼈다. 우선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지 않으니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나 자신을 돌아보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요즘은 양재천 공원에 핀 꽃이 아름답고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친구처럼 다정하게 느껴진다. 하늘에 흐르는 뭉게구름을 보면서 가끔씩 명상도 한다. 인간은 생활이 단순할 때,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자유로움을 느끼면 행복해진다고 한다.


늘벗근린공원의 벤치에 앉아 명상을 하는데, 카톡이 계속 울려댔다. 카톡도 끊어야 행복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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