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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만식 Jul 11. 2023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형님이 '하늘나라와 주고받은 편지'라는 내 블로그를 읽어보고, 자신의 소감을 이렇게 보내왔다.

"벌써 생(生)과 사(死)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 심란합니다. 마음은 아직 젊고 한창인데, 꿈 많은 학창 시절이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요. 나는 대학시절, 가수 이연실이 불렀던 '소낙비', '역', '새색시 시집가네'를 지금도 들으며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나도 학창 시절부터 가수 이연실이 부른 노래를 좋아했다. 그의 청아한 목소리는 매력적이고, 노래 열정이 넘치는 청춘 가수였다. 가수 이연실이 부른 노래 '역(逆)'은 밥 딜런이 부른 'Don't Think Twice, It's Alright.' 양병집이 번안한 곡으로 가사가 해학적이고, 재치가 있기에 특히 청춘들이 좋아했다.


  < 역(逆) >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뜨는 돛단배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밸룬 떠 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자가용으로 등교하는 아이 비 오는 날 우산 파는 애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밸룬 떠 있건만 땅꾼에게 잡혀온 독사만이 긴 혀를 내민다.



이 노래는 독재 정권에 저항한 곡이라고도 한다. 양병집은 가수 이연실이 이 노래를 부르고 얼마 후, 독재 정권에 더 강하게 저항할 의도로 가사를 일부 수정하였다. 그리고 '넋두리'라는 독집 앨범을 발표하고, 자신이 노래를 불렀으나 검열에 적발되어, 방송 금지곡이 되었다.


1995년, 가수 김광석은 이연실이 불렀던 가사로 리메이크하였으며 제목을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라고 변경하였다.


이 노래를 들으면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고사 성어가 생각난다. 이 말의 의미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인데, 이 고사 성어가 생긴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중국에 '하우'와 '후직'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다. 이들은 나라 일을 하느라 너무 바쁜 나머지 자신들의 집에도 가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자였던 공자는 자신의 처지보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 이들을 칭찬하였고 입장을 바꾸어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남을 이해함으로써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역지사지의 태도를 본받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게다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니 국민은 이미 힘든 세상이라고 느낀다. 요즘은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도 한숨을 내쉬는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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