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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만식 Jul 12. 2023

봄소풍과 운칠기삼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한자성어를 가끔 인용다. 운칠기삼은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뜻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았지만 운 좋게 어떤 일이 성사되었을 때, 쓰는 말이다.


1969년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전교생 약 1,200명이 관동팔경 죽서루 아래 오십천 광장으로 봄소풍을 갔다. 그날 오후 행운권 추첨은 전교생 모두가 관심을 갖는 큰 이벤트였다.

선생님이 숫자를 뽑았는데, 첫 번째는 3번으로 3학년이, 다음은 1번으로 1반이, 마지막 숫자는 34번으로 내가 당첨이 되었다. 뜻밖의 행운이 따라 준 것이다.


전교생이 축하해 주는 가운데 스테인리스 대야를 경품으로 받고, 어머니께 드렸다. 어머니는 그 대야를 15년간 잘 보관하셨다가 내가 결혼하고, 신혼집으로 가져와 며느리에게 행운상 사연을 말씀해 주셨다.


일본인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가 쓴 '운을 읽는 변호사'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50여 년 변호사 생활 동안 1만 명 넘는 사람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이 책에 우리에게 꼭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바로 '운'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변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타인의 중대사에 많이 관여하기 때문에 인생 공부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할 수 있었다. 1만 명 이상의 인생을 지켜본 그는 불운과 행운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밝혀낸 운의 이치는 다음과 같다.


1. 악행으로 얻은 성공은 오래가지 못한다.

2. 다퉈서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다.

3. 도덕적 부채는 금전적 부채보다 운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4. 좋은 운은 겸손하고 은혜를 잊지 않는 마음에서 온다.

5. 배려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라.

6. 남을 위한 일일수록 더 기쁜 마음으로 하라.



운도 중요하다. 하지만 긴 세월을 놓고 보면 실력과 덕을 갖춘 사람이 성공한다. 한편 좋은 일을 많이 하고도 복을 받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 이유는 겸손하지 않고 교만하기 때문에 노력한 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세상 이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운이 좋았다고 한다. 그동안 피눈물 나는 노력을 남에게 과시하지 않고,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춤으로써 주위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것이다.

살다 보면 운도 따르겠지만 사실은 실력과 재능의 기초 위에서만 성공이 가능할 수 있겠다. 모든 일의 성패는 인간관계에 좌우되는 경향이 높다. 세상 일이 힘들지만 참고 견디며 상대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었기에 행운이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책의 저자 '니시나카 쓰토무'는 '행운의 방향은 교만과 겸손으로 결정된다.'라했다.

카톡창에는 'No Pain, No Gain'이라고 적혀있다. 이 세상은 미국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말처럼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운이 따른다고 무작정 좋아할 일은 아닌 듯하다. '고진감래(苦盡甘來) 흥진비래(興盡悲來)'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세상사는 돌고 돈다. 하지만 덕을 베풀고 교만하지 않으면 행운이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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