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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만식 Jul 12. 2023

맨발의 선다 싱과 바닥짐

인도의 유명한 맨발 전도자 '선다 싱(Sundar Singh)'이 히말라야 산길을 걷다가 동행자를 만나 같이 가게 되었다. 그런데 눈에 쓰러져 있는 노인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 있으면 이 사람은 죽으니, 함께 업고 갑시다.” 그 말에 동행자는 “안타깝지만 이 사람을 데려가면 우리도 살기 힘들어요.”라고 대답하 그냥 가버렸다.

'선다 싱'은  수없이 노인을 등에 업고 얼마쯤 걸어갔는데 길에 죽은 사람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먼저 떠난 동행자였다. '선다 싱'은 죽을힘을 다해 눈보라 속을 걷다 보니 등에서는 땀이 났다. 두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 매서운 추위도 견뎌낼 있었다. 결국 '선다 싱'과 노인은 무사히 살아남았으며, 혼자 살겠다고 떠난 사람은 이 세상을 영원히 떠났던 것이다.


훗날 어떤 이가 '선다 싱'에게 물어보았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가 언제입니까?” '선다 싱'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이 없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짐이 가벼워지기를 바라지만, 그때가 위험하다는 것이 '선다 싱'의 일침이다.'


인도의 선교사, 선다 싱은 인도의 부유한 시크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1905년, 16세에 신비로운 체험을 한 후,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평생 사두(종교 수행자)가 되어 예수님처럼 무소유의 삶을 살며 복음을 전파했다.


예수님의 말씀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서양 사람들조차 그를 칭송하고 있다. 특히 그의 말씀과 간증이 인도인들에게 커다란 감화를 준 것은 그가 서양 그릇 대신, 인도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 그릇에 복음을 담아 소개해 그렇다고 한다. 그 결과 많은 인도인들이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13세기 마이스터 엑하르트, 18세기 임마뉴엘 스웨덴볼그와 더불어 삼대 세계 기독교 신비주의자의 한 사람이라 칭하며, 타고르, 간디와 더불어 인도가 낳은 위대한 삼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예수를 증거 하러 히말라야산맥의 얼음길을 열 번도 더 넘다가 결국 실종되었다. (출처 : 사두 선다 싱, 선교자 시리즈)


인간은 누구나 짐을 지고 살아간다. 이 짐은 거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배 밑바닥에 물을 채워 전복을 막는 바닥짐과 같다. 이 바닥짐은 가볍지 않기에 배의 균형을 잡는다.

 우리가 등에 지는 짐도 무거울 수도 있다. 어느 사람은 가족이 바닥짐이고, 누구는 자기 자신이 바닥짐이다. 나는 공원에서 몸이 불편한 아내를 정성껏 부축하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이웃을 쳐다보고 그의 바닥짐이 얼마나 무거울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배의 바닥짐은 풍랑을 견뎌낼 수 있듯이 인생의 무거운 바닥짐도 인생의 격랑을 견뎌내며 극복할 수도 있다. 예컨대, 소아마비를 이겨내고 미국 대공황의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삼중고를 겪으면서 미국의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장애인 인권 운동과 사회운동가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헬렌 켈러 여사, 이 두 사람을 생각하면 인간이 지고 가는 무거운 바닥짐이 때로는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나는 오늘도 바닥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삶에게 묻지 않고,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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