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랑하라

by 홍만식
토마스 칼라일

오늘은 벼가 한창 익어간다는 입추(立秋)다. 입추는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든다는 뜻인데 올해는 아직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어느덧, 직장에서 퇴직한 지 10년의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갔다. 30여 년을 근무하고 정년퇴직하여 흐뭇하기도 했지만 직장에서 물러나야만 하는 初老의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허허롭기도 했다.


최근, 일상이 큰 변화가 없는 단순한 생활의 연속이라 설레는 감정이 점점 사그라지고, 희망찬 내일의 꿈도 없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명제를 놓고, 대답을 찾는데 갈급하기도 한다.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칼라일의 '오늘'이란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오늘을 사랑하라

어제는 과거 속에 묻혀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날이라네


우리가 살고 있는 날은 바로 오늘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날은 오늘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날은 오늘뿐


토마스 칼라일(1795~1881년)은 영국 비평가 겸 역사가로 인생을 오늘의 연속이라 했다. 오늘이 지난 '과거'는 중요하지 않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오늘이 가장 소중한 날이라는 것이다.

내일은 오늘의 바로 다음날로 미래 훗날을 비유적으로도 쓰이는 말이다. 성경에서는 '내일'이란 하나님이 주장하시는 시간으로 인간에게는 내일을 염려하지 말고 주어진 하루를 성실히 사랑할 의무만 있을 뿐이라고 한다.

인간은 대체로 지나간 과거에 대해 후회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는 '백세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과거에 잘 살았던 못 살았던 그것을 따질 필요가 없고, 내일의 일은 내일이 되어야 알 수 있는 바, 미래는 준비해야 하지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우리보다 먼저 살다 간 영국의 위대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년)가 남긴 인생 명언을 살펴본다.


1.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폭삭 늙기 시작한다.


2. 과거를 자랑하지 마라. 옛날이야기밖에 가진 것이 없을 때 당신은 처량해진다. 삶을 사는 지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는 것이다.


3. 젊은 사람과 경쟁하지 마라. 장강의 앞물이 뒷물에게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대신 그들의 성장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과 함께 즐겨라. 그러면 존경받을 것이다


4. 부탁받지 않은 충고는 굳이 하려고 마라. 늙은이의 기우와 잔소리는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5.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약간의 심리적 추구를 게을리하지 마라. 그림과 음악을 사랑하고 책을 즐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라. 삶의 내용이 풍성해질 것이다


6. 늙어가는 것을 불평하지 마라. 가엾어 보인다. 축적된 경험은 지혜의 보고다.


7. 죽음에 대해 자주 말하지 마라. 죽음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 인류의 역사상 어떤 예외도 없었다. 확실히 오는 것을 일부러 맞으러 갈 필요는 없다. 그때까지는 삶을 즐겨라. 우리는 살기 위해 여기에 왔다.

셰익스피어

행복이란 일반적으로 마음에 차지 않거나 부족함이 없이 기쁘고 넉넉하고 푸근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성경에서는 의義에 대한 보상이나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즐겁고 복된 상태를 말한다.

건강, 성공, 생명, 자손, 풍성함 등은 하느님의 선물로 주어지는 행복의 내용들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최대의 목표는 행복이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태어나 생로병사의 길을 걷는다. 이는 확실한 자연의 법칙, 사계절과도 같다. 가을에 모든 식물이 열매를 맺듯이 인간도 나이가 들면 인생의 결실을 맺는다. 그래서 현자들은 퇴직 후 60~70대 나이가 최고 행복한 시기라고 했다.


행복은 셰익스피어의 인생 명언처럼 지혜를 갖고 노력할 때 얻어지는 결과이다.

나는 오늘이란 시와 인생 명언을 읽고 직장 정년과 인생 정년이 다르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직장 생활을 은퇴한 나이는 경험이 축적된 지혜로 풍성한 삶을 보내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김형석 철학 교수님도 인생을 지금껏 살아보니 60~70대가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고 말씀한 적이 있다.


오늘을 잘 살아야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어제는 역사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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