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행복은 전염된다

by 홍만식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양재천 둑길에 활짝 핀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하늘거리고, 순백의 메밀은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무르익어 간다.

집 근처 늘벗근린공원에는 이웃들이 운동을 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가 나를 쳐다보고 방긋 웃었다. 그래서 내 마음도 금방 밝아졌다. 어느 작가는 "아기가 방글방글 웃는 것을 보고 마음이 밝아지지 않으면 휴식을 취할 때다."라고 말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영어 교과서 'Standard English'에 '웃음은 전염되고 잔인하다(Laughter is infectious and cruel.)'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 웃음이란 주변의 사람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게 되고, 누군가 실수로 넘어지는 것을 보게 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는 것이다. 즉, 웃음은 전염이 되고, 잔인한 속성도 있다는 뜻이다.


평생, 길 위에서 힘들게 일하고 사색한 미국의 사회 철학자, 에릭 호퍼(Eric Hoffer)도 "웃음은 잔인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웃음은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웃음의 일반적 속성을 나타내는 말은 아니라고 본다.


웃음이란 웃는 행위와 표정, 소리 등을 아우르는 말로 만족이나 기쁨의 일시적인 표현이다. 웃음은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는 방식 중 하나인데,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 지닌 생존 본능이라고 한다. 웃음 유발의 원인은 신체 반응, 심리 반응, 감정 반응이다. 웃음은 답답하고 힘든 현실의 일상에 에너지를 제공하여 정신생활에 좋은 영양소를 공급하는 활동으로 스트레스 해소 및 기분전환의 계기가 된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이 수학과 의학과학으로 증명하는 인간관계의 비밀을 밝힌 책, 'CONNECTED(행복은 전염된다)'가 2011년에 출판되었다. 저자는 '니콜라스 크리스태키스'와 '제임스 파울러'이다. 저자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열쇠는 그들 사이의 유대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다'라고 했으며 추론과 과학을 결합해 사회 속에 숨겨진 집단지성의 놀라운 힘을 밝혀냈다.


심리 실험을 통해 밝혀낸 3단계 모방법칙에서 바로 연결된(1단계) 친구가 행복할 경우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15% 더 높아지고, 2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친구의 친구)에 대한 행복 확산 효과는 10%, 3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친구의 친구의 친구)에 대한 행복 확산 효과는 6%, 4단계에서는 그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주변 사람이 행복하면 나도 같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행복 바이러스는 거리와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행복감을 느끼는 친구가 바로 옆에 살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34% 증가하고, 행복을 느끼는 친구가 1.6km(1마일) 안에 살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25% 증가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형제자매가 근처에 살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14% 증가한다고 한다.


행복에 대한 가장 인기 있는 정의는 주관적 안녕감이다. 안녕이란 평안하다는 뜻으로, 즐거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특별한 사건이 없는 편안한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직장, 건강, 가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슬프고 괴로운 사람이 자기 인생에 만족할리 없고 만족감에는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행복이란 일반적으로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행복하게 살려면 긍정적인 사람이나 행복한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 주변 사람이 행복하면 내가 행복해지고, 나도 이웃에게 행복을 전염시켜 주는 주체도 될 수 있다. 성경 말씀에도 지혜로운 사람과 함께 다니면 지혜를 얻지만, 미련한 사람과 사귀면 해(害)를 입는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벗이란 무엇인가? 두 사람의 육체에 사는 한 영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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