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빠, 대딩 아들과 유럽행 배낭을 메다(13)

열세 번째, 12 일차(2025. 1.20)

by 메모한줄


파리에 도착하여 가르니에 오페라 궁(Palais)에 가지 전. 파리 동부역앞쪽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렀다. 커피와 핫쵸코 한 잔. 유럽에서 본 몇몇 스타벅스는 정말 작은 규모였고 손님도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두 여행객에게는 걸어 다니다 힘들어서. 혹은 배낭이 무거워서 잠깐 들르는 곳..


한국에서는 입점에 많은 조건들을 제시하며 까다롭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들었는데~~(어디 스타벅스뿐인가 소위 글로벌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로마나 잘츠부르크에서 본 명품 브랜드 매장은 자신들만의 파사드 연출이 없이 오래된 건물 자체를 변경하지 않고 매장을 운영 중이고, 프라다는 심지어 2층에 매장이 있었음)


버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파리의 거리….

코트와 부츠와 스커트와 머플러와 장갑과 모자를 착장 한 여성들이 다른 이전 도시보다 확연히 많다. 패션의 도시임을 실감한다.

가르니에 오페라 궁은(하우스가 아니라 궁이라 표현) 화려함과 럭셔리 자체다.

건물구조 자체의 특이함(오페라 극장으로서의 기술적/기능적 측면)뿐 아니라 19세기 후반 프랑스 최고의 사교 장소로서의 퀄리티를 위한 인테리어 및 내부 공간 구성, 샤를 샤갈의 천정 벽화와 수많은 음악가 및 유명인의 동상까지.. 이 극장에 초대되거나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당대의 VVIP였을 것이다.

모든 예술은 당파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시대의 반영이라 생각해 보면 1차 세계대전 직전, 제국주의 후반 유럽 특히 프랑스 귀족 문화의 한 단면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버라이어티(?)한 공간에서의 오페라의 탈음악성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같은 시대 독일 작곡가 바그너로 하여금 바이에른에 오직 오페라만을 위한 극장인 바이로이트극장을 만들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베르사유궁전이나 루브르박물관은 어떨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12시 30분 도착한 노트르담 대성당. 1345년 건축된 고딕양식의 대표 건축물. 2019년 화재로 첨탑이 무너져 현재까지 복구 중이다.

월요일임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수많은 근중으로 놀랐다. 년간 방문자 수로는 바티칸 베드로 성당보다 많다고 하니..

15kg의 배낭을 각자 매고 있으니 일단 숙소로 이동해서 체크인을 한 후 투어를 계속하기로 한다. 숙소로 이동하는 지하철 내 처음으로 책을 읽는 사람을 주변에서 2명이나 봄. (문고판 작은 책, 이후 파리의 지하철 내에는 책 읽는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 ㅋㅋ)

체크인후 오후 4시 팡테옹 방문. 로마의 판테온과 동일한 오픈형 돔인 줄 알았지만 오픈형은 아니고 그동안 너무 많은 돔 구조물을 보아서인지 별 특이함이 없다고 느꼈는데 돔중간에 돔의 천정 끝에서부터 바닥까지 드로잉 된 거대한 추. 아~~ 푸코의 진자였다. 지구가 자전하고 있음을 증명한 장치이다(동행중인 물리학도 아들의 설명으로 쉽게 이해됨).

아이러니하다. 18세기 교회로 헌납하기 위해 봉납된 건물 내부는 불과 100년이 지난 후 지동설을 증명하는 과학적 실험 장소가 되었다.

지하에 루소. 퀴르부부. 에밀졸라. 빅톨위고의 무덤이 있고, 1층에는 볼테르의 무덤과 시신을 찾지 못한 생택쥐베리의 추모비가 있다.

로댕미술관 월요일 휴관으로 다시 노트르담성당으로 이동. 가는 길에 퐁네프 다리를 걸었다. 줄리엣비노쉬와 드니라방의 절망. 슬픔. 허무 그리고 그것을 잠시라도 잊게 해 준 열정과 사랑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별로 없는, 저 멀리 노트르담 성당의 정면 두 벽채 같은 타워만 그대로 인 듯하다. 대중의 정서와 감정도 변하기 마련이다. 지속적 공감을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내 젊은 시절 이해하지 못했지만 왠지 멋지게 보였던 두 사람의 사랑의 공간은 그렇게 황량하기만 했다.

다시 노트르담 성당으로 빅톨위고, 노트르담 드 파리(노트르담의 꼽추). 앤서니퀸, 지나노도부리지다의 영화가 생각나는..

외관에서의 웅장함과 규모, 그리고 하늘을 향한 강한 솟구침의 열정과는 사뭇 다른 내부의 심플함.


6시 프랑스어로 집전되는 미사를 참관했다. 고해성사를 못해 영성채를 못했다.


프랑스는 작년 올림픽 이후 아직도 숙소 비용이 타 도시에 비하여 비싸다. 공동욕실과 공동샤워실이 있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 숙소는 다행히 남녀 공용은 아니다. ㅎㅎ.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어서 외투까지 세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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