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신대 3
라스트 오더 직전..
반백의 아들이 백발의 아버님을 부축하며 들어오신다.
계산대 근무하는 나의 응대는
“어서 오세요.. 가까운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지팡이에 의존에 힘겨운 걸음을 걷고 계신 아버님이 앉지를 않으신다..
뒤를 보니 비슷한 지팡이를 드신 할머님이 천천히 들어오신다. 너무도 걸음이 늦으신대 그래도 할아버지는 앉지 않고 기다리신다. 당신 옆 의자를 앉기 편하게 테이블에서 빼어 놓으신 채로..
나도 할머님이 테이블에 오실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할머님이 테이블 가까이에 오실 때쯤 난 할아버지 맞은편 의자를 빼어 놓고 세분이 앉기를 기다렸다.
할아버지가 앉으시고
할머님이 그 맞은편에 앉으시고
아드님이 할머님 곁에 앉으셨다.
주문하신 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하신다.
할아버지는 곰탕. 할머니는 국수.
두 분 다 천천히 드시는데
할머님은 젓가락으로 한참 더 느리시다.
주변 테이블의 손님들이 모두 나가셨다.
아드님이 계산대에 있는 나를 자꾸 쳐다본다
그분들께 가서
“천천히 편하게 식사하세요. 그리고 필요한 것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씀드렸는데..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저 사람은 식사하는 게 아닙니다”
……..
아드님이 화장실을 간 사이
할아버지가 할머님께 음식을 먹여주신다.
가위로 자른 국수를 수저로..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어머니.. 이제 가시지요. “
그래도 할머님이 계속 남은 국수를 젖가락으로 드신다..
아드님은 먼저 계산하고
아마도 자동차를 가깝게 이동하려 나간 후
할아버님은 할머님께 또 남은 국수를 드린다..
아드님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간다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1시간 20분 동안 한마디도 없었던 할머님이 하신 말씀..
”오늘 겁나게 맛있게 먹었소 “
그리고 지팡이 드신 할아버지가 환하게
“고맙소 “라고 하시며 웃으신다..
계산대 근무하는 종업원인 내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