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섬 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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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모한줄

오늘은 쉬는 날.


하루의 휴무로는 새로 일하고 있는 곳에서 집까지 다녀오기엔 왕복 700km 가까운 거리가 이제 체력적 한계도 느끼게 한다.


집까지 딱 중간 지점에서 대학을 다니는 큰 애에게 다녀왔다.

서로 쉬는 날이 달라 얼굴 본 지도 오래되었고 과제물과 중간고사 준비로 매주 집에 가던 애가 벌싸 3주째 집을 못 가고 있어 좋아하는 고기라도 사줄 생각으로~~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운전을 하며 아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올 1월 함께 20일 이 넘는 유럽여행을 함께 했음에도..


불현듯 내가 중 1 때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난다. 면단위 시골에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는데 학교를 맞히고 집에 오면 항상 나에게 질문을 하셨다. “막둥아! 오늘은 뭘 배웠냐?”. 당시 나의 집에는 내 방은커녕 책상 하나도 없었다. 숙제라도 하려면 밥상을 이용했고 그것도 싫으면 그냥 맨바닥에 엎드려서 ….


더구나 70년대 시골이 다 그러했을 듯 집에 오면 산적한 일들이 있었다. 그러니 집에서 공부를 한다는 건 TV속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에서나 볼 수 있는 동경이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질문들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날 배운 것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복습이었나 싶다. “국어 시간에는 이것을요. 그리고 산수 시간에는 이것을요. 칭찬도 받았어요. 근데요 선생님 질문에 답을 잘 못해서 혼도 났어요”. 그러면 아버지는 “칭찬은 왜 받았고, 혼은 왜 났냐?”라고 물어보셨다..


헌데.

내가 큰 애에게 오늘 대학에서 뭐 배웠냐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


“요 몇 주 집에도 못 가고 나도 아들 얼굴 본 지 오래되어 왔다.

뭐 먹고 싶은 간 없니? “


“딱히….•“


“너 고기 좋아하는 데 집에 못 가서 못 먹었을 것 같은데 아빠가 사줄까? “


“며칠 전 학교 근처에 무한리필 식당이 오픈해서 친구들과 엄청 먹었는데..”


“그래~~~. 잘했네 “


결국 2시간을 달려 1시간 식사하고 다시 2시간을 달려 일하는 곳으로 왔다.


그래도 행복하고 좋다..


親이란 글자가 참 재미있다.

나무 위에 서서 보고 있다..


문득

열무(?) 팔러 장에 간 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노래한 어느 시인의 마음일까?


잘 지내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만 하다가 얼굴 보고 오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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