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5일 차(2025. 1.13)
비엔나로 가는 night jet.
새벽 2시.. 알프스를 넘고 있다. 밤이자만 창문으로 보이는 설경이 장관이다.
빈에 가까워질수록 기온은 내려간다. 오늘 아침 최저 체감온도가 영하 9도. 한국과 비슷하다. 활엽수는 낙엽을 모두 떨구었고 침엽수기 무성한 산들이 멋지다. 눈이 많은 지역인가 보다. 지붕 경사가 가파르다. 기차에서 제공되는 빵과 커피가 나름 운치 있는 아침식사다.
빈중앙역에 도착하기 전 wienmobil 앱을 다운로드하였다.
로마에서는 로마패스, 빈에서는 빈모빌로 대중교통 결재를 한다. 아침 9시 30분 빈 중앙역에 내렸다. 춥다. 사람들 외투가 다르다.
숙소 체크인은 3시다. 그때까지 10kg이 넘는 배낭은 나와 함께해야 한다. (배낭을 역 물품보관소에 맡길 생각을 이때까지 하지 못했다. ㅜㅜ)
쇤부른 궁전
합스부르크가문의 여름 궁전.(메인은 호프부르크궁전)
왕가의 별궁임을 감안하면 규모나 디테일, 장식 인테리어, 각 용도별 섹션의 구성이 심플하면서 화려하다. 특히 금을 활용한 실내 장식은 공간의 럭셔리한 무게감을 높여 준다. 궁전후면은 뒷산을 활용한 정원과 숲 사이사이의 오솔길 등 여름 산책과 사냥을 즐기기에 적합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위치가 높아 빈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이 궁전의 설립을 추진한 마리아테레지아와 합스부르크 가문. 나아가 유럽 역사에 대해 공부해야 빈의 문화를 보다 더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사전 준비를 더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부르봉왕가의 베르사유궁전과 비교하여 평가 절하되지 않으려는 황비의 의지가 있었다고 하지만 당초 계획의 2/3 수준에서 멈추었다고 한다.
궁전의 각 공간을 실제 활용한 당시기능적 배치 그대로 보존하여 관리하고 있어서 실제감이 높다(황제 침실 옆 화장실까지)
궁전의 한 방이 6살 모차르트가 연주하던 곳이라는 오디오 가이드를 듣고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촐랑거리던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또한 당시 파티와 대관 의전으로 사용되었을 대연회장은 케네디와 후르시초프가 냉전 극복의 계기가 된 만남의 장소였다 하니 수백 년이 지난 후에도 기 몫을 다하고 있음이라.
이런 문화를 즐겼던 사람들~~ 왕족 또는 귀족이라 하는가?라는 질문을 새삼해본다
한 가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도슨트 내용에도 없지만 33번 방에 있는 동양 병풍은 중국 삼국지의 여러 장면을 주제로 하고 있었다. 그 외 몇몇 방에서도 동양적 요소가 보이는데 그것에 대한 고증이 부족한 듯..
Kaiser’s(Favoritenstraße 61, 1100 Wien, 오스트리아, 구글평점 4.6) 오스트리아 정통 음식 도전, 슈니첼, 타펠슈피츠. 일단 드레싱 된 감자가 너무 맞이 좋음~~. 둘 다 재료는 소고기. 슈니첼은 돈가스와 비슷해 보였지만 never. 타펠슈피츠는 인터넷에 갈비탕. 갈비찜과 비슷한 느낌이란 설명은 음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지방이 없는 소고기를 야채와 함께 잘 익혀서 스테이크처럼 플래이팅한 독특한 음식. 단지 맛이 갈비찜 비슷하다. 오스트리아 현지 음식 적응 1단계는 성공한 듯하다.
레오폴트 미술관
로마에서 이동하느라 배낭을 짊어지고 이동 중이다. 3시 체크인을 먼저 하고 3시 30분 도착.
지하 2층~지상 4층까지. 공간. 조명. 인테리어. 작품배치 등을 총체적으로 감안한 현대식 미술관(바티칸미술관은 까라바죠의 그림에 직접 조명을 비추는 상황이었음)
특히 일정 공간을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의 스페셜 공간으로 운영 중이었다. 구스타푸 클림트, 조세프 호프만, 에곤 쉬레,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의 그림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에곤 쉴레의 그림은 선으로 많은 부분을 표현하고 있어 보였고 리하르트 게르슨틀은 붓의 터치감이 뛰어나 보였다.
또한 모차르트 등 오스트리아 출신 또는 브람스 등 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한 음악가들의 친필 악보, 편지들이 잘 보관되어 있었다. 로마나 빈이나 아니 서유럽 자체가 산업화로 성공한 나라들이 아니어서인지 미세먼지나 스모그가 없는 청명한 공기가 참 좋다.
지하 1층에 루돌프 바커라는 작가의 특별 전시가 있었다. 정물화, 인물화, 풍경화, 조각, 포토, 스케치, 누드까지 다 방면의 천재인 듯하다. 숙소에 돌아와 구글 검색했는데 자세한 정보가 없다. ㅜㅜ
박물관에 전시 중인 작품들과 작가 프로필을 보면 오스트리아. 특히 비엔나에서는 어릴 때부터 재능이 인재를 마치 영재 교육시키듯 주요 아카데미나 예술학교에 진학시켜 양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재정적 담보가 가능한 집안의 자녀에 한정된 이야기이겠지만…
프랑스도 가겠지만 이런 정규 과정을 걷지 못한, 그럼에도 천재적 달란트를 갖었던 사람들의 비애랄까 좌절이랄까. 고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일몰이 4시 30분. 5시만 되어도 깜깜하다. 비엔나 도심은 도로와 대중교통 특히 트램이 잘 되어 있다. 또한 시민들은 로마와 달리 신호등도 잘 지키고 흡연도 지정된 장소에서 한다. 에티켓과 문화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싶다.
7시 숙소.
인덕션과 전자렌즈. 간단한 요리가 가능하다. 기쁘다. 한국에서부터 배낭 속에서 내 어깨와 두발에 무게를 더했던 누룽지, 컵라면, 햇반이 이제 즐거움을 주는 순간이다. 저녁은 숙소 room에서 숙소 앞 편의점에서 구입한 김치와 함께.. 꿀맛이다
맛이라는 것도 그 정체를 모를 일이다. 로마나 빈에서의 나름 퀄리티 있는 현지 음식에서는 느끼지 못한 만족감. 그것이 맛이라고!!!
암튼 오래간만에 입속의 혀는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