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6일 차(2025. 1.14)
9시. 슈테판대성당.
아~~. 책과 사진으로만 보았던 고딕 양식이란 이런 거구나. 외관과 첨탑, 내부의 화려한 스테인글라스.
모차르트가 결혼식을 올린 곳, 빈 대주교성당.
10시. 예상치 않게 슈테판성당 바로 옆에 있는 모차르트가 살았던 집을 방문했다. 모차르트 박물관이었다. 모차르트의 일대기가 그의 음악과 함께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생생히 전해지고 있다. 시티파크와 시내 곳곳에 있는 예술가들의 동상(모차르트. 슈베르트. 괴테. 쉴러. 부르크너. 요한슈트라우스). 내일은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잘츠부르크 방문 예정이고, 오늘 밤에 빈필오캐스트라 연주회에서 모차르트와 브르크너를 만날 예정이다. 빈은 음악과 미술여행이다. ㅎㅎ
12시. 헝가리 전통음식을 오스트리아식으로 요리한 굴라쉬를 먹기 위해 Gulasch & Soehne Vienna(Schubertring 10-12, 1010 Wien, 오스트리아, 구글별점 4.4)를 방문 일반소스와 양배추 소스의 굴라쉬와 비엔나소시지. 굴라쉬의 소고기 맛은 왠지 타펠슈피츠의 고기 식감과 비슷했지만 소스에서의 맛의 차이가 확실했다. 대 만족 (현지식 먹다 보니 한 끼 식사 부담이
큰 것도 사실..ㅜ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이 특이하다. 앱을 사용하여 티켓을 구매하면 별도의 버스. 지하철. 트렘 승차 시 별도 개찰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
호프부르크 황궁은 현재 대통령 궁으로 사용 중이고 통제 구역이 많아 외부에서만 웅장함을 보았다.
2시~5시. 미술사 박물관
고대 이집트부터 근세까지. 이집트와 고대의 작품들은 로마의 인상이 컸다. 반가운 건 내가 바티칸에서 특색 있다고 느꼈던 로마 고대 에트루리아 유물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까라바조를 다시 보았고. 루벤스. 벨라스케스, 아르킨볼도의 그림을 보았지만 렘브란트 자화상은 특별전시가 지난주 일요일에 끝났단다.(Over). 아쉬울 따름이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서양미술사 책을 읽으며 조금씩 메모를 해두었던 자료가 내 핸드폰 파일에 있었다. 도움이 많이 된다.
7시 30분 빈필하모닉 공연 관람을 위해 빈 음악협회(오페라 하우스) 앞에 도착했는데, 여기에도 암표상이 있다. 어린 시절 영화관 앞에서 2~3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티켓 구입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수요와 공급이란 어떤 건가 생각해 봤다.. ㅎㅎ
오늘 공연은 주민메타 지휘로
1.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바이올린 핑커스 주커만)
2.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미완성. 3악장까지. 1시간)
객원 지휘자 주빈메타. 모차르트를 연주하고 주빈메타가 지휘를 한다면 빈의 VIP급들도 많이 관람하겠지? 그들의 착장이나 애티튜드 분위기는 어떨까?
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서 입석을 예매했다.
아~.
10대 후반인 80년대 후반, 클래식 음악을 막 듣기 시작할 때 청계천 5가에서 성음 카세트테이프를 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그때 비발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들으며 알게 되었던 젊은 지휘자 주빈메타가 이젠 88세의 노구를 이끌고 앉아서 지휘를 하는 모습..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것 같은데 지휘봉을 든 거장의 모습을 보며 어떤 존경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아니 자신의 삶에 대한 충실함이 주는 행복함 같은 거란 표현이 더 어울릴까도 싶다.
나이 때문인지 지휘가 끝나고 컬처콜을 받고 단원들을 소개하는 모든 과정이 느리고 느렸지만 오히려 삶의 깊이가 가져다주는 여유와 멋이 느껴졌다.
내 눈앞의 관람객들을 보며 세상엔 가지가지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만 이렇게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공연장에서 즐거움을 나누는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구나. 참 다른 세상을 살았던 것은 아닌가? 내 삶이 보다 행복해지며 더불어 가족이나 이웃들과도 그것을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삶이 그리 거창하지만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엔 공연 시 드레스코드나 에티켓을 엄격히 했다고 하는데 복장 규제도 없고 control에 따른 공연장 질서 유지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배려가 강조됨을 느꼈다
아아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경험허지 못했을 2시간 20분의 입석 관람..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