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밥먹듯이

사랑을 밥먹듯이 사랑이라는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

by 잼민아씨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산다. 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매일 밥을 먹듯, 우리의 영혼도 반드시 섭취해야 할 영양소가 있다. 바로 ‘사랑’이다. 흔히 사랑을 가끔 찾아오는 특별한 이벤트나 화려한 특식처럼 여기곤 하지만,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매일 반복해서 먹는 ‘주식(主食)’에 있다.


사랑이라는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


사랑을 밥 먹듯이 한다는 말은 사랑을 대단한 결심이나 감정의 격랑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정해진 시간에 수저를 드는 것과 같은 성실함이다.


우리는 흔히 내가 여유가 있을 때, 혹은 누군가 사랑스러워 보일 때만 사랑을 꺼내어 든다. 하지만 사랑이 일상의 주식이 되지 못하고 ‘기분 내킬 때 먹는 별식’이 될 때, 우리의 정서적 허기는 시작된다. 배가 고픈 사람은 날카로워지기 마련이다. 작은 일에도 쉽게 허기지고, 타인의 사소한 실수를 견디지 못하며, 세상의 풍파에 금세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반면 사랑을 주식으로 삼아 내면을 든든하게 채운 사람은 다르다. 그들에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다. 이미 충분히 배부른 상태, 즉 정서적 포만감이 있는 상태에서는 누군가 내 발을 밟아도, 혹은 누군가 나에게 무례한 말을 던져도 그것을 소화해 낼 힘이 있다.


관대함이라는 근육은 사랑에서 나온다


모든 것을 품을 수 있고 타인에게 한없이 관대해지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의 인격이 태생적으로 훌륭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 모든 전제는 ‘충만한 사랑’에 있다.


관대함은 인내심을 쥐어짜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넘쳐흐르는 사랑의 잔량을 나누어주는 행위다. 내가 가진 사랑의 곳간이 가득 차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부족함을 비난의 대상이 아닌 ‘채워주고 싶은 빈자리’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사랑을 주식처럼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이미 사랑받고 있다는, 그리고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이 근육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단함이 역설적으로 타인을 향한 부드러운 관대함을 만들어낸다.


인생이라는 장기 투자, 결국 남는 것은 사랑뿐


또 다른 의미에서 사랑은 우리 인생 포트폴리오의 가장 확실한 ‘주식(Stock)’이기도 하다. 당장 눈앞의 수익률은 낮아 보일지 모른다. 때로는 손해를 보는 것 같고, 나만 퍼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랑은 인생의 하락장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는 가장 강력한 안전 자산이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내가 매일매일 적립해 온 사랑의 기억들이다. 남에게 준 사랑은 소모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파이를 키우는 유상증자가 되어 돌아온다.


사랑을 '밥 먹듯이' 하는 삶을 위하여


오늘의 식단은 어떠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시 자극적인 감정에만 매달리느라 정작 영혼의 주식인 사랑을 거르지는 않았는가.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고,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을 일상으로 살아내는 사람이다. 사랑을 대단한 거사처럼 치르지 말아야 한다. 그저 매일 밥을 먹듯, 당연하고 성실하게 사랑해야 한다.


내 안의 창고를 사랑으로 든든히 채우는 것, 그것이 우리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품격 있는 관대함이자 나 자신을 지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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