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함 속 전해지는 사랑
사랑을 전한다는 말은 어쩐지 너무 거창해서, 입술 위에 올리는 순간 무게감이 달라진다. 마치 잘 다려진 정장을 입고 격식을 차려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내 마음속의 사랑은 그런 근사한 차림새보다는, 늘어진 티셔츠에 편의점 봉투를 달랑거리며 걷는 저녁길의 모습에 더 가깝다.
노래 가사들은 말한다. 목숨을 걸거나, 영원을 약속하거나, 세상이 끝나도 너를 지키겠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는 사랑은 사실 아주 사소하고 볼품없는 것들에서 시작된다.
비가 오면 네가 우산을 챙겼을지 걱정되는 마음, 맛있는 파스타를 먹을 때 "다음엔 같이 와야지" 하고 네 이름을 속으로 삼키는 순간들. 이런 파편 같은 마음들을 모아 '사랑'이라는 커다란 단어로 묶어버리기엔, 그 단어가 가진 무게가 가끔은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을 전하고 싶다던가."
그 뒤에 붙는 '던가'라는 말의 모호함이 좋다. 꼭 전해야만 하는 숙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른 척하기엔 이미 내 마음의 리듬이 너를 향해 뛰고 있다는 고백. 거창한 꽃다발을 준비하는 대신, 네가 좋아하는 맛의 캔커피를 슬쩍 건네는 것으로 내 진심을 대신하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길 바라는 이기심과, 말하지 않으면 영영 모를까 봐 조바심 나는 마음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적당한 단어를 고른다. 사랑한다는 직설적인 고백 대신, "오늘 하늘 예쁘다"거나 "밥 잘 챙겨 먹어" 같은 싱거운 안부 속에 내 모든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본다.
결국 사랑을 전한다는 건, 내 일상의 가장 소중한 틈을 너에게 내어주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