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9편
#남미여행 #배낭여행 #다사다난
단 한번 도 여행을
왜 다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의 20대를 되돌아보면
남들보다 꽤나 많은 여행을
다녔고 오래 있었다.
호주, 남미, 말레이시아 기타 등등
나한테 있어서 여행이란
항상 그랬다.
누군가 보면 도피성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느 정도 맞는 것도 없진 않다.
그러나 난 그냥 내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카테고리 중 하나 였을 뿐이다.
호주 워킹을 갈 때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어학연수를 갈 때도 그랬다.
이번 남미 여행도 그렇다.
난 제주도에서 있었고
일이 뭐 그리 잘 풀리진 않았다.
그래서 몇 가지 가능성을 추리다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지만 선정이 되지 못했다.
아일랜드 같은 경우에는
분기에 300명씩
무작위로 선정한다.
혹시나 했는데 되지 않았고
그 시점에서
가진 내 돈과 시간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남미를 여행 가는 것이
최선에 선택이 었던 것뿐이다.
어쩌면 최선은 아니고
차선이었다.
사람마다 중요시 하는
것들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돌아오지 않는 이 시점이
가장 중요한 편이다.
처음에 여행을 시작할 때는 다른 사람의 여행 사진 속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반해 여행을 오는 경우가 많다. 사진 속의 저 사람이 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들 한다.
그런 친구들이 계속해서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여행을 왜 오는지 에 대한 이유가 많이 사라진다. 처음엔 여기는 꼭 가보고 싶어서 오지만 계속해서 다니다보면 보는게 거진 비슷하고 어떨 때는 실제로 본 장면 보다 사진 속에서 본 그 장면이 더 아름다울 때도 있다.
1-2년씩 장기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더욱이 그런 걸 더 느낀다. 여행을 다니는 건 이유가 없는 게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 여행은 피곤해진다.
여행은 단순해질 때 더 매력이 있다. 결혼, 미래, 사업 등의 먼 미래의 거시적인 목표에서 멀어질 때 여행은 좀더 편해지고 가벼워진다.
당장 내일 뭐 먹지 어디서 잠을 자지 등등 고민이 단순해질 때 더 여행은 재밌어진다.
쿠스코에서 생활이 단조로워질 때 쯤 친구들이 생겼다.
1년째 세계여행 중인 동갑내기 한 명 그리고 그 친구랑 같이 레게머리를 하고 들어온 형 한 명.
처음에 레게 머리를 하고 얼굴이 많이 탔길 레 이 형이 세계여행 중인 줄 알았는데 남미 들어온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라파즈에서 넘어왔는데 살칸타이 트레킹으로 마추픽추를 간다고 했다. 살칸타이는 캠핑을 하면서 4박 5일로 마추픽추 투어를 하는 트레킹 러버들이 좋아하는 코스다.
투어를 다녀오면 며칠 후가 크리스마스라 크리스마스에 같이 놀자고 했다. 대부분의 남미 국가가 가톨릭 국가다 보니 크리스마스를 되게 크게 한다고 누가 그랬다.
친구들이 살칸타이에서 돌아오니 인원은 4명으로 불어 있었다.
그리고 거기다 남미 단톡방 (남미 여행자들이 많이 쓰는 단톡방이 있다.)에 파티원을 구하니 순식간에 인원이 아홉 명으로 불어났다.
호스텔 안에 있는 바에 가서 간단하게 먼저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뭐 여러 사람이 있었지만 팀 살 칸타이에 여행사 노예 하나 한국인 이민 2세로 국적은 아르헨티나인데 현재 사는 곳은 칠레인 이분은 나중에 산티아고에서 다시 만났다.
거기다 남미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맥주를 간단하게 마시다가 12시 지날 때 밖에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해서 불꽃놀이 구경을 하러 갔다.
근데 막 생각만치 불꽃놀이를 크게 하지는 않았다 그냥 해운대 놀러 가서 소소하게 불꽃놀이 하는 정도의 느낌 정도밖에 보이질 않았다. 조금 실망을 하고 우리는 한 시간 동안 우리가 갈 수 있는 펍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정말 온갖 쿠스코에 있는 펍 호스텔들을 뒤지고 돌아다녔지만 연 곳을 찾을 순 없었다. 호스텔 안에 있는 바는 시간 이 늦어서 안된다고 하고 펍은 연 곳이 없었다.
한국 이 었다면 안 연 곳을 찾기가 더 힘들었겠지만 여기선 찾을 수가 없었다. 새벽 2시가 된 시간 반반 나눠서 클럽을 가자고 해서 클럽 갈 사람 집에 갈 사람 나눴고 그렇게 크리스마스 파티는 끝이 났다. 며칠 뒤 팀 살칸 타이는 리마로 떠났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일 이긴 하지만 훅 떠나가고 보니 오랜만에 생긴 친구들 이었었는 데 조금 아쉬 웠다. 계속 같이 동행을 했던 마추픽추 팀이 떠날 때 그랬고 이번 살 칸타이 팀이 떠날 때 그렇다.
두 달 정도 되는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사실 엄청 친해지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나같이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은 더더욱 힘들다. 나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은 하지만 속내를 막 드러내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팀 살 칸타이가 간 이후로는 사실 별 다른 사람들이 없었다.
#남미여행 #배낭여행 #다사다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