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단순하게 살기

by moon

스무 살 대학생이 되고 나서

1년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클럽을 미친 듯이 다닌 것도

연애를 미친 듯이 한 것도


아무것도 1년 동안 난 이룬 게 없었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지만

그 당시 나는 조금 불안했던 것 같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반에서 이등을 했다. 뒤에서

나보단 뒤에 있는 애는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학교 자체를 나오지 않은

애였을 것이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다.


과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스무 살이 되어서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생이

될 때까지 정말 평범한 보통의

학생이었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고 나름 성격은 나쁘지

않아 선생님들한테도 칭찬을

받는 편이었으며 교우관계도 좋았다.


그때의 내 친구들의 그렇듯

성적에 맞추어

간신히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걸쳐서 들어갔다


무언가를 엄청나게

하고 싶은 것도 없었으며

그렇다고 내가 선택한

전공이 싫지도 않았다.


중국어 전공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되돌아본 일 년은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신기했다.

어쩜 이럴 수 있는지.


어쩌면 학교가 재미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시 학교를

돌아가지 않기로 생각을 했고

무엇을 하고 싶은 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군대를 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사다난한 남미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