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대학생이 되고 나서
1년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클럽을 미친 듯이 다닌 것도
연애를 미친 듯이 한 것도
아무것도 1년 동안 난 이룬 게 없었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지만
그 당시 나는 조금 불안했던 것 같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반에서 이등을 했다. 뒤에서
나보단 뒤에 있는 애는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학교 자체를 나오지 않은
애였을 것이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다.
과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스무 살이 되어서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생이
될 때까지 정말 평범한 보통의
학생이었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고 나름 성격은 나쁘지
않아 선생님들한테도 칭찬을
받는 편이었으며 교우관계도 좋았다.
그때의 내 친구들의 그렇듯
성적에 맞추어
간신히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걸쳐서 들어갔다
무언가를 엄청나게
하고 싶은 것도 없었으며
그렇다고 내가 선택한
전공이 싫지도 않았다.
중국어 전공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되돌아본 일 년은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신기했다.
어쩜 이럴 수 있는지.
어쩌면 학교가 재미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시 학교를
돌아가지 않기로 생각을 했고
무엇을 하고 싶은 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군대를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