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민족 DNA의 탄생과 분화
▌"하늘이 내려준 아들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하니..." - 「삼국유사」 단군조
기원전 2333년, 한반도. 기원전 660년, 일본 열도. 기원전 2070년, 중국 대륙.
거의 비슷한 시기, 세 민족이 각각 자신들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세 이야기는 완전히 달랐어요. 마치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종족들이 꾼 꿈 같았죠.
한 민족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라고 했고, 다른 민족은 "신의 후손으로 세상을 다스리자"라고 했으며, 또 다른 민족은 "천하의 중심이 되자"라고 했습니다.
2025년 지금, K-문화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비밀이 바로 여기 숨어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잘 아는 단군신화부터 보겠습니다. 일연이「삼국유사」에 기록한 내용이죠.
"옛날에 환인(桓因)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니,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므로 천부인 세 개를 주어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여기서 핵심은 "홍익인간(弘益人間)"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잠깐, 이 말을 곰곰 생각해 보세요.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온 이유가 자기 혼자 잘 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인간들을 이롭게 하려고'였다는 거예요. 신의 아들이 인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하늘에서 내려온다?
이런 발상은 세계 어느 민족의 신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당시의 목소리] "弘益人間 理化世界"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여 세상을 이치로 교화한다) - 「삼국유사」 단군조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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