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 고모
박 노 빈
‘당’ 자를 빼고 불러 달라신다
“우리 서울 공주님!”께서
소설 ‘순결’ 속지에 사인해 주신 후 25년 만에 만난 삼희동산에서
쪽삐산 밑에서
삼십여 개국 국가원수를 인터뷰하고 가져온
화려한 유럽 도자기를 가지고 있는 분이
24년 11월 15일, 안성 제일의 풍광을 자랑하는 세렌디피티 북카페에서
60년 동안 부단히 글을 써서 52권이 넘는 저서를 가진 분이
숫기 없는 내가
개그맨 박성호가 되어 머리띠를 두르고
박경리 선생처럼 글솜씨를 달라고 토지문화관에서 외친 덕인가
박경리 선생과 함께 데뷔한 대문호가 우리 고모라니
하룻밤에 관세음보살을 억조 번 외워서 억조보살이 된 할머니처럼
나도 억조 번을 되뇌이자
- 연희 고모
할머니가 증인이 되어
연희 고모 메시지에 안착했다 내 앨범에서
그럼 아버지의 사촌이 아니라 친동생
그럼 나를 가장 사랑해주신 할머니의 딸
그럼 지방에서 올라와 고모 집에서 다니던 친구처럼
임시 어머니가 되어 주실 수도
키가 작아지시고 왼쪽 귀가 좀 어두워지신 고모를 닮아
마흔 살 겨울부터 뻐꾸기가 깃들어 살고 있는 내 오른쪽 귀
현해탄에서 되살아난 정적이 무서워
다음 달
이대 3학년 신춘문예 당선과 수석 졸업에 빛나는
이십 대 미모의 여류 소설가는
하루아침에 수의를 입고 썬데이서울을 도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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