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승의 잠

- 튀르키예 시편 1

by 박노빈


수도승의 잠


- 터키시편1 괴레메 야외박물관에서


박 노 빈


풍화 되고 침식된 응회암이 이고 있는 용암 껍데기들


그 속에 있는 원뿔형 사암 봉우리


한때 박해를 피해 온


수천개의 사암 동굴 교회들이


이 괴레메 골짜기


원추형 기암괴석에 그득했더라


수많은 수도승의 기도


한겨울 찬바람에 진눈깨비 한밤까지 몰아치는 밤에


이 비싼 동굴 호텔에서의 잠은


수도승의 잠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잠이다


크레타섬 기암절벽의 험산 아토스산 수도승의 잠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잠이다


북한산 인수봉에서의 잠이고


계룡산에서의 잠이다


수도승의 맘 속에서


잠들어본다


예수의 생애와 죽음, 십자가의 고난


아직도 선명한 프레스코화


피를 뚝뚝 흘리는 동행 친구들의 화두


속세는 뱀이 우글거리는 수도원이며


우리는 수도승보다 더한 수도승이다


삼천구백십칠미터의 영산


보기만 해도 큰 축복이 된다는


에르지예스산이


서설에 덮혀


우치히사르(비둘기 계곡) 어디를 가도


수도승보다 어려운 화두를 안고 온


코리아의 수도승들에게 설경만큼 반짝이는


축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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