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나무

- 튀르키예 시편 3

by 박노빈


올리브나무


- 터키시편3


박 노 빈


터키 땅 삼분지 일은 올리브나무 밭


터키인들이 일궈놓은 몇 세기의 피땀이


고스란히 올리브나무 밭으로 남아 있었다


가파른 둔덕을 깎아 축대를 쌓고 하나하나 심은


올리브나무


심은 지 이십년이 돼서야 수확이 가능한


늦되는 열매를 위해


나보다 더 뒤에 올


자기네 후손을 위해 쏟아 부은 그들의 피와 땀으로


온몸으로 쓴 눈물의 편지다


강산이 변하는 변고를 겪느라


뒤틀린 둥치에 선대(先代)의 축복이 다닥다닥 열리면


푸른 대추 모양 열매를 거둬서 맷돌에 돌려 천천히 눌러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것을


생으로 먹어야 진짜다


서두르지 않는 정신


올리브나무


골짜기마다 까마득한 절벽 가까이까지 온통


이 한겨울에도 하얀 녹색잎들이 집열판을 열고


생장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긴 편지


가파른 축대 위에, 터키 땅 어디에나


삶의 신산(辛酸)


올리브 맛처럼 달콤하지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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