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만남의 선물
새벽 4시 20분...
시끄러운 알람소리가 내 귓가에 지진 난 것처럼 강렬한 진동을 울린다.
잠을 잔 건지, 깬 건지도 모를 몽롱한 상태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5분 후 또 다시 귓가에 진동이 울린다. 이번엔 진짜 일어나지 않으면 새벽기차를 놓칠 수 있어 육체와 정신을 강제소환해서 스펀지에 물이 잔뜩 차있는 몸을 끌고 화장실로 향한다.
새벽 5시 40분
부산역에서 오송역행 ktx에 몸을 싣었다.
눈을 감는다. 잠을 청하기 위한 의도였으나 역을 지나칠 것 같은 불안함에 잠들기가 쉽지 않다.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다 보니 오송역에 도착했다.
법무연수원 도착!
상담 관련교육을 듣고 점심을 먹고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선생님을 따라 새로운 만남을 위해 나섰다.
출간작가라는 말에 같이 만나고 싶다고 하여 따라나선 자리였다.
어린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에 설레고 기쁨에 날뛰듯 내 심장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뛰고 있었다.
처음 글쓰기가 내게 그랬던것처럼 출간작가의 첫만남이 그랬다.
첫 만남.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신기했다. 브런치에서 글쓰기를 하고 있었지만 책을 출간한 작가를 눈앞에서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니...
인생에 마법이 있다면 이 상황이라고 해두자. 상상하지도 않았고 지금 눈앞에서 대화의 장이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못한 일이었다.
막연하게 인생을 살면서 꼭 한번 책을 출간하고 싶었다. 당장 출간을 꿈꾼 것은 아니지만 내 눈앞에 출간작가를 마주 보고 있자니 미래의 꿈을 지금 이 순간 만난 것 같았다. 출간작가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기대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라왔다.
막연했던 꿈이 구체화될 수 있을까?
나를 함께 동석시켜 준 선생님은 이미 여러 차례 책 출간과 관련하여 연락을 주고받은 관계였다. 나는 꼽사리처럼 끼어 그 자리에 있었지만 듣는 것만으로 재미있고 몰입되었다.
두 선생님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나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하지만 강력한 믿음이 마음속에서 꿈틀거렸다.
조심스레 브런치글을 보여드렸다.
글쓰기에서부터 책을 출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안내를 받았다.
책 출간 과정, 책 출간 후 독자의 반응, 책 출간 전과 후의 변화, 출판기획서, 글쓰기방법, 저자의 생각을 글로 녹아내는 방법 등을 알려주었다.
교육기간 동안 두 번을 만났다.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그 시간에 몰입되었다. 처음 드는 감정은 설렘, 기대, 희망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드는 감정은 불안이었다. '내가 책을 출간할만한 글쓰기실력이 있나? 혹시 노출되어 비난받으면 어떻게 하지?'
아직 투고메일도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걱정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나는 피식 웃으며 '걱정을 사서 하네. 아직 실행은 하나도 하지 않고 말이야. 일단 해봐.'
그냥 해보자. 핑곗거리를 찾지 말고 해야 할 이유를 찾아 실행해 보자.
인생은 마법과도 같다.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만남도 어느 날 내게 마법 같은 삶의 변화로 찾아올 수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교육을 가기 전에 전혀 예상 못한 만남이 있었다.
교육을 다녀와서 동일한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그전에 나와는 다른 글쓰기에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이래서 세상은 오래 살아 볼만하다.
내일 내가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재앙이든 선물 같은 만남이든 다 괜찮다.
그 모든 만남은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딛는 시작이고 나조차 알 수 없는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시켜 주는 절호의 기회이다.
나도 그 누군가에게 선물 같은 만남이 되어주고 존재가치를 일깨워줄 수 있기를...
교육기간 중 눈 내린 풍경을 응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