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 오래 달려볼까나?
6월 13일이다.
식단관리를 한지 2주가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Runday앱으로 시작된 슬로우러닝은 7주차 3일이 된다.
다음주면 8주차로 미션완료가 된다.
2주전 먹고 있는 고지혈증약때문에 진료를 받았고 정밀혈액검사를 의뢰했고 오늘 결과를 들었다.
중성지방은 약을 먹고 운동의 영향이었는지 63이 나왔다.
그 밖에 다른 건 정상으로 나왔다.
그런데 당화혈액수치가 5.6까지 정상인데 6.2가 나와서 6.0경계선보다 높다고 한다.
최근 진료내역과 약처방을 보더니 스테로이드성분약을 먹고 있냐고 물었다.
사실 나는 한달동안 감기로 시작된 증상이 급성비염과 충농증으로 이어져 한달째 항생제를 복용중이다. 그 부분이 갑자기 당을 높일 수 있다고는 하나 일반인들은 그 약을 먹어도 이렇게 나오진 않는다고 했다.
아뿔사, 친정엄마가 당뇨인데 가족력으로 인해 취약함이 드러나는 순간일까?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의사와 상의했다.
지금 하고 있는 운동, 식단관리를 얘기했더니 계속 유지하라고 한다.
어차피 나이가 들면 건강이 더 좋아질 일은 없다.
나이가 들면 건강이 나빠지는 건 순리이다. 그럼에도 나빠지지 않기 위해 나의 건강을 챙기고 돌보는 건 오로지 내 몫이다.
병원에 온 김에 체중계에 올라갔다. 2주전보다 2kg이 감량되었다. 아, 운동과 식단관리까지 하니 진짜 몸무게가 빠진다는 걸 경험했다.
퇴근 후 오늘의 미션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늘의 인터벌은 아래와 같다.
시작걷기 5분-슬로우런닝10분-보통속도걷기3분-슬로우런닝15분-마무리걷기5분
시간이 더딘듯 해도 참 빠르다. 1주차에서 어느덧 7주차 3일인 끝무렵이라니 말이다. 시작할때는 언제 시작해서 끝은 볼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주어진 미션을 묵묵히 해나가다 보니 시간은 나를 지금 이곳에 데려다 주었다.
최근에는 매번 최초 오래달리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오늘은 15분을 쉬지 않고 처음으로 달렸다.
날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느낌이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기 위해 속도 조절을 했고 나의 호흡에 집중했다. 귓가의 이어폰에서 울리는 우렁찬 남자의 목소리가 말한다. 뛰는 자세와 걸음보폭, 호흡법을 들으며 흐트러진 자세를 살피고 바로 잡아가며 뛰라고 한다. 힘들때마다 힘내라고, 포기하지 말라며 응원을 하는데 그 소리를 들을때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마치 나의 전담1인 코치같이 친숙하고 꼭 그가 말하는대로 따라줘야 할 거 같다.
오늘도 하라는대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슬로우러닝임에도 어느새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15분을 달리고 난 직후 느낌은 더 달릴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올라왔다.
자기자신과의 싸움이긴 했다.
뛰면서 너무 쉽고 할만하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이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순간 '여기서 그만할까?'라는 생각을 여러차례했다.
솔직히 포기해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포기한다해도 언제든 다시 시작하면 되는 일이니까.
다만 나 자신이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전에 익숙하면서도 건강하지 못한 삶으로 퇴보하는 느낌이 싫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고 싶었다.
여전히 여느 러닝하는 사람들보다 턱없이 느린 거북이러닝맨이지만 그것을 비교할 이유는 없었다.
나의 속도와 방향으로 꾸준히 가는 게 관건이기때문이다.
남들이 뭐라하든 나는 나만의 속도로 나 자신과 동행하며 달릴것이다.
8주차 마지막날에는 30분 연속 달리기가 기다리고 있다.
가능할까? 처음에 1분도 연속해서 뛰기 힘든 내가 여기까지 온 걸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미리 될지 말지를 예측하지 말고 일단 달리자.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계속 뛰고 있는 나자신을 보게 될것이다. 그리고 뛰고 있는 나를 응원하고 있는 '또다른 나'가 늘 곁에 있음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