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침체기를 깨고 다시 시작하다
전국적인 장마기간이다. 물난리로 전국 곳곳이 난리다.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비로 인해 기상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새벽에 눈을 뜨고 창밖으로 손을 내밀면 빗방울이 손바닥을 적시고, 퇴근길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달리기는 잠시 멈추게 되었다.
그 대신 유튜브를 보고 40분 운동으로 대체했다.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일주일이었다. 당연히 먹는 양에 비해 움직임이 줄어들자 몸무게의 침체기가 왔다.
저녁식사 중 남편이 말한다.
한 주 동안 새벽, 저녁 운동을 안 해서인지 체중이 늘어난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역시 나의 남편은 이성적이고 사실적이다. 근거 없는 말을 하지 않는 정확한 사람이라고 해두자. 나를 위해서 한다는 그 말에 나는 다시 한번 현실을 직면한다.
일요일에는 햇빛이 보인다. 새벽부터 달리기를 해서 월요일 저녁은 걷기를 했다. 솔직히 월요일 새벽에는 일어나지 못해 잠을 더 잤다. 한 주 동안 루틴이 깨지다 보니 다시 나가는데 지체되고 현관문까지 이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남편과 첫째 아들이 언제 가냐며 오히려 보챈다.
결국 힘들고 무겁게 현관문을 나선다. 처음에는 걷기를 목적으로 30분을 걸었다. 장마 후 습도가 높아졌고 저녁에 불던 시원한 바람은 사라졌다. 걷기만 해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어느 순간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다.
그 신호는 바로 뛰고 싶다는 것이었다. 몇 초동안 어떻게 해야 고민이 되었다. 어제 새벽에 달려서 연일 달리면 혹시 몸에 무리가 되지 않을까 한번 더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너무 달리고 싶었다.
결국 천천히 달리기로 하고 서서히 열을 올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30분을 채우기 위한 달리기가 아니라 발바닥이 뻐근해질 때 즘 멈추기로 했다. 시계를 보지 않고 몸의 감각에 신호가 올 때 그만하자.
아파트 단지를 몇 바퀴 돌고 나서 발바닥에서 찌릿함이 느껴져 시계를 보았다. 15분 정도 달렸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다. 평소 평균 140~150 bpm이었는데 오늘은 170 bpm으로 달리고 있었다. 내 눈을 의심했다. 170 bpm으로 달리고 있는데 평소 140~150 bpm으로 달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5분을 더 달리기로 했다. 다리가 조금 당기고 발바닥이 찌릿할 때 보폭을 줄이고 속도조절을 한다. 더 달리고 싶지만 멈추기로 했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너무 좋다고 넘치도록 하면 문제가 생긴다.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삶이 나 자신을 보호하는 길이고 행복에 이르는 방법이다.
더 뛰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달리기를 기대하기로 했다.
언제나 늘 항상 일관되게 삶을 유지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 이유가 때론 사람과 환경이 될 수 있고, 내 안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침체된 일상을 다시 깨우고 달릴 수 있다는 건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증거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오늘도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말고 넘어지면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그뿐이다. 단순하다. 자기 돌봄으로 시작된 움직임은 매일 나를 깨우고 일상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