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우쿠우를 위하여!
아기걸음마하듯 시작된 달리기는 벌써 두 달 하고도 3주 차가 접어든다.
1분도 뛰는 걸 버거워했던 나는 이제 30분을 달린다. 거북이속도의 달리기지만 스스로 큰 자부심과 성취감을 매번 경험하고 있다.
어제보다 더 건강하고 나은 오늘 하루의 삶을 위해 걷고 달리기를 반복한다.
지루하고 시시해 보이는 반복패턴이라 여길지 몰라도 나에게는 남다른 특별한 하루루틴이다.
매일 새벽 4시 20분 알람소리를 듣고 누운 그 자리에서 팔, 다리를 쭉 뻗어 기지개를 하고 빠른 걷기든 느린보 달리기든 뭐가 됐든 의도적으로 움직임을 선택한다.
주말에도 예외는 없다. 평일보다 늦지만 새벽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기상해서 현관문을 나선다. 걷거나 뛰고 나면 찾아오는 가벼움과 개운함과 기분 좋은 감정을 하루의 시작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삶의 풍요로움이고 나에게만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어느 날 직장동료들과 모임을 가졌고 나의 경험을 나누었다. 최대치가 아닌 최소한의 목표로 매일 작은 움직임으로 삶의 변화를 꿈꿔보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 세 명이서 단톡방을 만들었고 각자 최소치의 운동목표를 정하고 한 달 동안 해보기로 했다. 부담 안 되는 정도의 벌금을 정하고 매일 인증샷을 올리기로 했다. 30일이 끝나면 벌금을 정산하고 우리는 쿠우쿠우를 가기로 했다.
단톡방명은 "쿠우쿠우를 위하여"이다.
인증샷을 올린 지 벌써 6일 차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이다 보니 운동루틴을 더 지키려고 노력하는 내가 보인다. 그리고 함께하는 이들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현재까지 실행률 100%을 달리고 있다.
설사 운동을 빠지거나 목표한 것을 못 이루면 어떠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보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했고 실행했다. 작심삼일로 끝났다 해도 다시 또 작심삼일을 시작하면 된다. 오늘 못하면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된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에 실패란 없다. 다만 시도했고 멈췄고 주저앉았다가 다시 일어서서 시도하면 된다. 내 옆에 그들은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 지구라는 별에서 서로를 돌보고 일으켜 세워주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4시 20분 알람이 울린다. 3초 정도 고민하다가 생각한다. 더 고민하다가는 오늘 이 시간을 놓치게 될 것 같아 고민은 그만하고 침대에서 일어선다.
새벽 4시 30분. 아직 밖은 밤처럼 캄캄하지만 곧 날은 밝을것이다. 인생의 밤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가? 어두움이 지나면 반드시 날이 밝아질 날이 온다. 오늘의 어두움에 주저앉지 말고 곧 뜰 해를 기다려 보는건 어떨까?
자기 돌봄의 시작은 혼자였다. 지금은 혼자가 아니다. 함께하는 자기돌봄에는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서로를 돌보고 헤아릴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다.
작은 움직임이 작은 파장을 일으켜 자기를 돌볼 수 있는 힘이 생겨 지치고 무기력한 누군가에서 좋은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선한 영향이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