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슨 생각하니?
2. 오늘 그리고 내일, 그 사이에서
2022년 9월 1일 복직한다. 휴직 초기에 어떤 직함도 아닌 누구의 엄마 혹은 그냥 나로 살아가는 게 허전하고 어색했다. 그러나 그런 감정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사회적 역할도 아닌 그냥 나로 살아가는 게 편안하고 좋았다. 껍데기를 한 꺼플 벗고 나를 대면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나는 다시 사회적 가면을 쓰고 속마음과 다르게 살아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다. 사적인 공간에서는 만나기 싫으면 안 만나도 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제한해서 만나서 좋았다. 이제는 보기 싫은 사람도 매일 보고, 하기 싫은 일도 하며 살아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더 깊이 들어가면 그런 불편함과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뒤로한 채 내 앞에 주어진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누구도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도망가면 또 다른 막다른 길목에서 다시 문제를 만난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것이다. 일어날 일에 미리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복직 이후 긴 휴직기간의 공백을 뒤로하고 어떻게 하면 업무와 새로운 인간관계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전에 나의 모습을 통해 미래를 잠깐 추측한다. 나는 안다. 미리 염려하고 불안해하지만 막상 문제 상황이 닥치면 예상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해결한다는 것을 말이다. 속으로 끙끙 앓아도 겉으로는 의연하게 상황을 대처할 때도 많다. 때론 집에서 혼자 울기도 했지만, 도망가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켜냈다.
내가 믿는 하나님과 그 하나님이 사랑하는 나를 믿는다. 넘어지면 일어서고 힘들면 잠깐 멈추고 다시 미지의 세계에 한발 내딛을 것이다. 혹시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아파하고 그 상황을 통해 배울 것이다. 기존의 내 틀을 고수하기보다 당장 맞닥뜨려진 상황에서 나를 수정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 과정이 때론 힘들고 아프고 어렵더라도 묵묵히 그 과정 속에 있을 것이다. 인생의 주인공 자리를 타인에게 맡기지 않고 내 삶을 살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이런 다짐도 때론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매일 새벽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마음을 다질 것이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그런 힘마저 없을 때는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것이다. 매일 새롭게 되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사람으로 인해 생긴 상처는 곪아 염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치료해주고 케어해줄 것이다. 언젠가 그 상처가 상흔이 되어 과거를 돌아볼 때 당당하게 그 상처를 통해 내가 조금 더 성장했노라라고 칭찬해주고 또 한 발짝 앞으로 나갈 것이다.
어때? 나 조금 괜찮지? 이제 다짐과 결단이 현실이 되는 시간이다. 나는 오늘부터 ‘내일을 위한 오늘, 오늘을 위한 내일’을 살기로 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오늘을 살 때 미래의 두려움을 뚫고 희망을 볼 것이다. 오늘 하루의 성실한 일상과 행복이 내일로 연결됨을 기억하며 살겠다는 것이다. 고로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고 희망임을 자각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 내일은 없다. 지금 나에게는 지금 여기만 존재한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낼 때 내일이라는 희망이 기다린다.
인생은 고통이다. 늘 예기치 않은 상황이 기다린다. 그 고통을 무섭다고 만나기도 전에 경직되고 위축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그 순간이 오기 전에 평온한 삶은 그 삶대로 살면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우리가 감당할 만큼의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