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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모 비아토르 Jun 28. 2022

오늘, 무슨 생각하니?

6. 글쓰기... 여기까지인가?

"이제 글을 쓴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할 말이 많아서 봇물 터진 것처럼 마구 쏟아졌다. 어느 순간 그 말이 그 말이고 주제가 바뀌어도 글 쓰는 패턴이나 느낌이 식상하게 느껴졌다.

고작 1년인데 벌써 한계에 왔는가? 나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무궁무진할 것 같았던 글감도 바닥이 보이는 것 같다. 더 이상 내게 흥미와 설렘을 주지 않는다. 어떻게 하지? 더 이상 글을 쓰지 말라는 의미일까?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한다.      

글 쓰는 속도가 느려졌다. 쓰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한다. 어? 주제는 다른데 왜 느낌이 비슷하게 갈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든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직도 글쓰기의 세계는 끝이 없다고 믿는다. 그런데 나의 글쓰기 세계는 아주 좁은 세계에 지나지 않았음을 글을 쓰면서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쓰는 글쓰기도 아닌데 매번 동일한 느낌의 글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난국을 극복할 혜안이 지금 내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금은 글쓰기의 위기이자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

                  -2022년 5월 26일 오후에


위에 글은 내가 5월 쓴 내용이다. 6월 한 달 동안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네이버 글쓰기 카페에서 내가 쓰고싶은 글주제를 정해놓고 매일 자료 수집하는 미션에 참여했다.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나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한 달 동안 '지속 가능한 글쓰기'라는 주제로 여러 책과 칼럼, 동영상, 사전적 정의, 사진 등을 종합해서 수집했다. 처음에는 글쓰기가 아니라, 쉽게 생각한 탓일까? 매일 미션 수행이 잘 안 되고 미루는 모습까지 보였다. 뒤늦게나마 미션 수행은 꾸역꾸역 완수했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난 후 내 마음에 변화가 찾아왔다.


내가 왜 글쓰기를 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글쓰기를 계속하고 싶은 명확한 이유들이 정리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글쓰기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막연하게 타인을 의식하거나 평가에 주눅 드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바로 "두려움"이었다. 아무도 나에게 대놓고 뭐라 하지 않음에도 나는 누군가를 의식하며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한 두려움을 딛고 '일단 쓰라.'는 누군가의 말이 내게 힘이 되었다.


불현듯 니체의 말이 떠오른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니체, 우상의 황혼 중에서

 

니체의 말을 나의 글쓰기에 대입해서 다시 재탄생시켜 보았다.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떻게 서든 글을 계속해서 써 나갈 것이다."


역시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그 길을 걷다 보면 어떻게 서든 방향을 잡고 길을 찾게 되어 있나 보다. 한 달 전 내 모습이 정체되어 글쓰기를 포기하려 했다면 지금의 글쓰기 방향을 잡지 못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지금 여기까지 와줘서 나에게 고맙다.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내 마음대로 안 써질 때가 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조금 방황이고 길을 헤맬지라도 어떻게 서든 그 길을 걸어보자. 가다 보면 늘 보던 뭔가에서 새로운 뭔가가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글쓰기도 매일 쓰다 보면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잘 쓰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며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그럴 때는 조금 천천히 걸어가자. 빨리 뭔가를 끝내려는 습성을 버리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글쓰기와 함께하는 인생 여정을 떠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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