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와 네모의 결혼
남편은
나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조물딱거리며
반죽을 하려한다
조물거리기에
이미 형상이 굳어진 걸
모르는 걸까
피곤하다...
넘치는 에너지가
부럽기도 하고 버겁기도 하다
가끔은
숨이 막히기도 하는데
요새
그렇다...
내가 고장난 건지
남편이 강경한 건지...
티 안내고
웃으며 넘기려 하는
노력이
한계에 다다라
눈치없는 남편의 성미를
더 돋운다
혼자 조용히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
이런 말은
나에게 쉼이 필요하다는 표현일텐데
남편은 입을 꾹 닫고
눈에는 화를 담을 것이다
같이 있음이 부담스러울 만큼
우리는 너무나 다르고
그 다름이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고
짜증을 갉아먹는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자꾸 선을 넘는 관계
서로의 마음에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스스로의 몸집만을
부풀리는 시간들
끝없이 강요되는 사고와 편견들
숨이 잘 안쉬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