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시스템으로서의 '메인넷'은 이 문제에 답을 할 이유가 없지만, 우리가 Web 3.0 플랫폼을 기획하고 개발하고자 할 때에는 '사용자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가설을 제시해야 합니다.
Web 1.0 플랫폼에서는 퍼스널 컴퓨터로 정보를 탐색하고 새롭고 편리한 구매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했고, Web 2.0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들의 상태와 상호작용하려는 '동기'가 있고 그 동기를 이용하여 '주목도'를 실시간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기초로 모델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Web 3.0 플랫폼이 가정하는 '사용자'는 누구일까요?
중요한 구성 요소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플랫폼의 모델은 달라집니다. 이더리움과 같이 거래소에서 ETH를 사서라도 이더리움 DApp을 사용하고 거기서 얻은 보상을 거래소에서 팔아서 그 가치를 실현하는 사용자를 전제로 하는 Web 3.0 플랫폼 모델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그 모델에는 '투자자'는 있지만 '사용자'는 없죠.
Web 3.0 플랫폼이 Web 1.0 또는 2.0의 사용자들 안에 내재되어 있지만 과거의 플랫폼이 해소시킬 수 없는 ‘동기’를 포착하거나,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반응하는 동기를 가진 ‘사용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여기서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접근법은 페이스북의 ‘Libra’입니다. 이들은 unbanked를 Libra의 사용자로 보았는데, 이는 전통적인 Web과는 다른 관점이죠. 이미 Web의 온-오프라인 인프라가 충분히 발달된 지역의 ‘지불의향과 지불능력이 큰’ 사용자가 아닌 사용자들을 Web 3.0의 주요 행위자로 판단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Web이 요구하는 ‘화폐’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 Web 3.0이 성장할 수 있는 ‘동기’라는 것을 포착한 것인데, 이는 Web 3.0이 사용자의 동기로 보는 ‘보상’에 대한 경험이 근본적으로는 ‘화폐’에 대한 경험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한 것이 액시인피니티라는 게임이죠.
액시인피니티는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보상’ 경험을 제공하고 이들이 받은 ‘보상 토큰’은 커뮤니티인 ‘길드’ 내에서 ‘환전’된 돈이나 해당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거래소 가입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길드의 리더들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받은 토큰의 ‘환전’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것들 중 일부는 뱅킹과 법정화폐로 이루어졌지만 상당량은 모바일 선불카드 포인트와 같은 ‘모바일 머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개발국에서 이에 대한 규제는 느슨했는데, 금융 제도가 발달하지 않았기때문에 규제도 발달하지 않은 상황은 편리한 ‘보상 경험’의 중요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이 은행 계좌를 갖지 못한 인구가 많은 저개발 지역에서 송금 수단으로 확산되어 사용된 것과 유사한데, 과거의 Web 플랫폼들이 잘 발달된 온-오프라인 금융 인프라와의 결합을 통해 진화해 온 것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었죠. Web 3.0은 ‘발달되지 못한’ 인프라와 결합되어 성장하였고, Web 3.0 플랫폼의 성장을 이끌 사용자들은 거래소나 은행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가진 사용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Web 3.0 플랫폼은 진화 단계별로 모델을 변화시켜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기술적 혁신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더 많은 공급자가 ‘동기’를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제공해야 하고 실제로 존재하는 ‘사용자’의 동기를 실현시켜주어야 합니다. 현재 Web 3.0이 이들의 동기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플랫폼의 보상 시스템’이 잘못 설계된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